다카마쓰는 사누키 우동의 본 고장이다. 우동 면발이 굵고 떡처럼 쫄깃한 게 맛이 있으나 국물과 튀김 건더기들은 느끼하고 생선 튀김은 비릿하다. 그 뒤로 먹었던 화식, 초밥도 그랬다. 국내에서 먹던 일식의 담백함은 우리 입맛에 맞게 진화된 일식인 듯하다.
다카마쓰시 중앙에 위치한 리쓰린 공원은 국가지정 특별명승 중 최대면적으로 6개의 호수, 13개의 인공산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섬세하고 깨끗한 일본 정원의 특징이 물씬난다.
분재를 하듯 소나무 가지에 철사를 감어 마치 혈맥처럼 휘어진 소나무숲이 통로를 이루고 있다. 공원에 흐르는 수로 물은 마치 정수된 물처럼 투명하고 하얀 바탕에 주홍색 점들이 선명한 깨끗한 잉어들이 한가하게 노닐고 있다. 해송, 적송 등의 다양한 소나무들과 괴석들로 이루어진 분재식 식물들이 곳곳에 있어 얼킨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일본 고유의 정자 주위로 굵은 모래가 깔려 있고 갈퀴로 다듬은 빗살무뉘가 선명하다. 정자 다다미방에서 차를 마시며 보는 호수는 절제된 인공미의 극치일 게다. 호수 위를 배 한 척이 나무나 조용히 떠다니고 있다. 호수에 드리워진 반영은 어디가 참이고 어디가 허상인지 모를 정도로 모두가 선명하다.
고토히라는 다카마쓰 외곽에 위치한 작은 온천마을이지만 고토히라궁이라는 신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중세 말 이후 신사나 절 앞에 형성된 시가지를 몬젠마치라 한다. 몬젠마치 길가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즐비하지만 뒤로도 집들이 두텁게 지어져 있다. 고토히라 본궁까지 785 계단을 오르며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 이끼 낀 석재들과 계단, 다양한 문들과 건물들이 만드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퇴색한 인디아나 존스의 미로를 탐험하는 느낌이다.
묵은 온천 호텔은 료칸처럼 다다미방이었다. 대욕탕이 있는데 매일 남탕과 여탕의 위치가 바뀐다고 한다. 저녁에 유카타 차림으로 온천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가니 진짜 위치가 바뀌었다. 무슨 이유일까?
크리스마스지만 시내 중심 쇼핑몰 광장이나 호텔 로비에 설치된 소박한 장식을 빼고는 일본의 크리스마스는 조용했다. (다녀 온 날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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