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스승 초빙 강연
내일 (5/15)은 ‘석가탄신일’ 이자 ‘스승의 날’ 입니다. 스승이란 사전적 뜻풀이로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이라 합니다. 광의지요. 스승의 날의 스승은 협의로 학교 은사님들을 뜻합니다.
내 시절도 그랬지만 지금도 훌륭한 선생님, 실력 있는 선생님, 열성적인 선생님, 소신 있는 선생님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함께 반면에 실력 없는 선생님, 젯밥에 신경 쓰는 선생님, 느끼한 선생님 등 부정적 평가도 섞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물어봅시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스승님도 스승일까요? 공자는 논어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 사람이 가면 거기엔 반드이 스승이 있다. 거기엔 자기보다 진정 훌륭하고 귀감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평범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막대 먹고 못된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는 이 모든 사람을 스승이라 칭하셨습니다. 훌륭한 사람이야 이해가 가지만 막대 먹은 사람이 스승이 될 수 있겠습니까?
“타산지석(他山之石)” 이런 말을 알 것입니다. 시경 소아에서 나오는 말로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데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본이 되지 않은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비유적인 말입니다.
공자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막대 먹고 못된 사람의 말 과 행동을 보면서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운다면 그들도 스승이라는 말씀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반면교사(反面敎師)’ 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여러분도 동의하리라 여겨집니다.
우리가 모르는 곳을 갈 때 사전 정보나 지도 없이 간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할까요. 그러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계획을 잡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누구도 모르고 인생의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앞서간 사람이 내어 논 경험담이나 지도가 모두가 같지는 않습니다. 결국 남들이 내 논 여러 경험담이나 지도를 보며 가장 그럴듯한 것을 참고하거나 선택하는 일은 결국 여러분들 몫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 중 한가지입니다. 즉 내가 진심으로 진작에 깨달았으면 좀 더 열성적으로 재미있게 살 수 있었을 법한 것들에 관한 것입니다. 즉 후에 깨달은 것들 입니다. 내가 말하는 후회사례는 지극히 평범하고 개인적인 얘기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르는 얘기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다’ 와 ‘깨달았다’ 라는 말은 크게 다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으며 미완성인 여러분께서 내 후회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여러분들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고백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첫째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고3이면 대학진학이 관건입니다. 진학원칙은 ‘우선 하고 싶은 일(전공)을 선택하고 학교를 선택하라.’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학교를 선택하고 실력에 맞추어 하고 싶은 일(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이유는 있었습니다. 당시 가정 형편상 국립대 아니면 진학할 형편이 되질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는 대학교수가 꿈이었습니다만 대학 졸업 후 경제문제로 회사에 다녀야 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대학원을 다녔습니다만 편안함에 젖어 열정이 식었고 현실에 타협하며 그 꿈을 접었습니다. 아직도 무척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럼 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까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우선 신이 납니다. 설령 어려움이 있어도 일 자체는 즐겁기 때문에 극복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면 계속 회의를 하게 되고 심지어는 중간에서 방향을 바꾸는 경우도 가끔 봤습니다. R.L.Frost 의 시 ‘가지 않은 길’ 처럼 두 갈래 길 중 어느 하나를 선택했고 결국 그 선택에 의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얘기했습니다. 한 점을 떠난 두 직선이 갈수록 멀어지는 이치와 같습니다.
선택 이유야 어째든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다시 돌이키거나 궤도 수정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궤도 수정한다면 상당한 시간과 정렬을 낭비할 수 밖에 없고 수정 하지 않으면 항상 후회하며 결국 그 길을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는 갈수록 다양화되고 전문화될 것입니다. 다행히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던 데서 여러 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으며 문호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원 과정에 로스쿨, 의과전문대학원 등이 생긴다 하고 사법고시, 공인회계사, 의사, 기술사 등 전문가 선발인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번 취득(취업)으로 평생 먹고 사는 사회에서 끝까지 노력하고 경쟁하는 사회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끝까지 노력하고 경쟁하는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즐겁게 사는 길은 결국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입니다.
둘째 알파의 중요성을 몰랐다.
실력이 좋으면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나 사회는 학교가 아닙니다. 학교는 열심히 공부하여 실력이 늘면 성적이 비례하여 상승하지만 사회는 실력이 있다고 반드시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에서의 성공 = 실력 + alpha 이기 때문입니다.
알파란 업무성과, 친화력, 리더쉽, 인간관계, 희생, 창의력, 도전의식, 승부욕, 충성심, 설득력 등이 이 테두리 안에 들어갑니다. 실력은 기본이고 이 알파에서 남들과 차별성을 갖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나는 사회에서 25년째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회사를 학교 다니듯 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주어진 일은 잘했습니다. 초기에는 알파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고 중반에는 어렴풋이 알았지만 거부감이 있어 행동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단순하고 어린 생각의 함정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실력 플러스 알파의 평가가 불공정이 아니라 공정하단 것을 후에 깨달았습니다. 역지사지해서 자기가 사업을 한다면 누구를 선호하겠는가? 라는 자문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평범한 사실입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일부 회사는 조폭처럼 충성 어린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현실입니다. 물론 합법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합니다.
셋째 변화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불가에서 ‘모든 것이 변한다.’ 라는 “제행무상(諸行無常)”, 같은 의미로 “변동천하(變動天下)” 란 말도 있습니다.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합니다. 갈수록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2년마다 반도체 회로의 집척도는 2배로 증가한다.” 라는 40년간 유효하던 무어의 법칙이 이제는 6개월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요즘 세상을 풍자하는 신조어로 취업하기는 이태백 근무하면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젠 영원한 직장은 없고 영원한 직업이 중요한 시대란 말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럼 변화에 신경 안 쓰고 무디다면 어떤 결과가 날까요? 프랑스에 개구리 요리가 있답니다. 그 요리는 물에 개구리를 넣고 가열하면 개구리가 요동 없이 서서히 익혀져 죽어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야 가장 맛있는 개구리 요리가 된다 합니다. 한 경제학자가 이것을 보고 ‘개구리 이론’을 만들었다 합니다. 환경의 변화를 감지 못하면 개구리처럼 부지불식간에 죽는다는 뜻입니다.
원하든 안 원하든 세상은 변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쫓기는 삶이 될 것입니다. 변화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변화에 동조하며 즐겨야 합니다. 물론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준비하는 삶이 가장 최선입니다. 최선이 안 된다면 차선은 적응입니다. “세상에 살아남은 종족은 가장 힘센 놈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적응을 잘한 놈이다.” 라는 적자생존설이 새삼 실감나는 세상입니다.
내 성격은 정적이고 보수적이라 변화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속에는 쓸데없는 기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변화를 피하거나 제어할 없다면 변화를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닥치지도 않은 상황을 상상해서 미리 고민 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 드리고 싶은 얘기를 요약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해라
사회에선 알파가 중요하다.
변화를 즐겨라.
라는 말씀입니다. 난 이 노랫말을 좋아합니다.
“Bravo, My Life
해 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 뒤에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날
그리 좋진 않았지만 그리 나쁜 것 만도 아녔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 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일년도 버틸꺼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고개 들어 하늘을 봐 저 창공을 가르는 새들
너의 어깨에 잠자고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펼쳐라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행동하는 자 만이 뭔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롱 펠로우도 이렇게 을펐습니다. “Learn to labor and wait”. 진인사대천명(盡人事大天命) 입니다. 이와 함께 같이 사는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임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05.5.14일 서라벌고 아들 3학년 같은 반 일일교사로 가서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