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단상
공공장소에서 화장하기
felixwoo
2008. 10. 30. 17:11
언젠가 한 화장품회사에서 공공장소에서 화장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에 대해 찬반투표를 했다 한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앉아서 화장하는 여자를 자주 본다.
화장품에 달린 거울을 보며 가볍게 분을 바르는 정도로 가볍게 끝내는 사람부터 입술을 늘이기도 하고 쭉 내밀기도 했다가 오무리기도 하며 입술을 그리는 사람. 몇 정거장이 지나가도록 브러쉬로 눈썹에 색칠하고 심지어 바리깡처럼 생긴 기구로 속눈썹을 손질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하다. 가끔은 이상한 시선에 바라보면 눈 화장을 하느라 눈을 치뜨기도 하고 내리깔기도 하는 초점 없는 시선이었다.
화장한 모습은 안 한 것보다 보기 좋다. 하지만 화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거부감이 든다. 화장하는 모습은 프라이버시라 생각한다. 프라이버시의 속성은 남에게 보이거나 알리고 싶지 않는 것들이다. 지하철은 공공장소이고 프라이버시가 지켜지기 힘든 곳이다.
공공장소에서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자신 외에는 사람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람들 앞에서는 창피하지만 개 앞에서는 괜찮은 이치다.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화장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무시당한다는 기분에 사로 잡힌다.
굳바이 개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