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레스토랑에 기분 상하다
우리가족은 한 달에 한두 차례씩 V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한다. 벌써 삼 년된 것 같다. 다른 곳보다는 스테이크 고기질이 좋고 샐러드 바에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기에 가족들이 그 레스토랑을 좋아한다.
이용할 때 고객행사라며 룰렛(회전판)을 돌리란다. 가끔하는 행사다. 룰렛을 돌리면 오천원 할인권, 사이드메뉴, 음료수, 맥주 제공 등 다양한 쿠폰이 제공된다. 물론 다음에 다시 오라는 유인책이다. 쿠폰 중 주류는 내게 문제가 있다. 운전을 해야 함으로 주류가 나오면 다시 하겠다고 직원에게 미리 얘기한 후 한다. 여직원들의 경우는 그렇게 하시라 하여 기분 좋게 돌린다. 어느날 계산을 하면서 룰렛을 하라 길래 주류가 나오면 다시 하겠다 얘기하니 정색을 하며 안된다 한다. 남직원이었다. 주는 데로 받지 뭘 고르냐는 무언의 표정이다. 기분이 상했다. 돌렸다. 비주류 쿠폰이 나왔다. 받아가지고 왔다.
지난 일요일 V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평소처럼 흡족하게 나와 계산하러 갔다. 기분 나쁜 그 남직원이다. 룰렛을 돌리란다. 아무 말 않고 돌렸다. 맥주 두잔 제공 쿠폰이다. 기분이 상당히 상했다. 뭐 선심 쓰듯이 하면서 내게 필요 없는 쿠폰을 왜 주는가? 이건 내게 만족이 아니라 부담만 주는 역효과 행사다. 고객의 말을 무시하는 레스토랑에 가기가 싫어진다. 룰렛을 하기 전 주류도 상관없는지 확인 받고 하던지 아니면 주류를 없애던지. 룰렛 자체를 없애도 좋고...
몇일 동안 기분이 나쁜 것을 생각하면 필요 없는 쿠폰을 계산대에 던지고 나오지 못한 것이 후회막급이다. 이 내용을 그 회사에 전했다.
굳바이 남직원이여!
(후일담) 이메일을 보낸 후 고객상담실과 지점에서 사과 이메일이 왔다. 원칙을 준수하다보니 미흡한 서비스가 나왔다. 추후에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다시 방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메일을 받고 1주일 후 다시 그 레스토랑을 갔다. 가기 전 직원들이 과잉 사죄하면 부자연스러워 어쩌나 하는 생각에 부담이 있었다. 하나 왠걸. 그 남직원이 결재를 하며 룰렛을 돌리란다. 모르는 것 같았다. 상기 시킬 겸하여 '주류가 나와 지난번 불만 메일을 보냈는데' 하니 '그러세요.' 하며 처음 듣는 얘기라는 듯이 대꾸한다. 실망이다. V 레스트랑의 서비스는 로보트들처럼 기계 냄새가 난다. 겉 흉내는 내지만 진심 어린 서비스는 아직 멀었다. 집 근처에 좀 더 세련되고 맛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출현을 원한다.
그 후 몇 번을 더 갔다. 그러다 어느날 그 남직원이 계산하며 할인쿠폰을 빠트리고 했다. 나와 처가 쌓인 감정이 폭발했다. 흥분하여 필요 이상으로 나무랬다. 그 다음부터는 그 지점 음식점은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