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문 / 노장사상-철학적 해석
노장사상은 동양 사상을 이루는 한 큰 줄기다. 저자는 노장사상을 서양의 분석철학이라는 새로운 눈으로 해석했다. 철학, 종교, 이념적인 면으로 본 노장사상의 키워드는 도(道), 불위(不爲), 소요(逍遙)라 했다.
(도와 진리) 철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이다. 어떤 경우가 일어나도 변하지 않는 진리. 노자는 그 진리를 도라 말한다. 도는 존재를 말한다. 궁극적인 실체, 궁극적인 실체의 존재양식을 가르킨다. 존재와 언어, 존재와 도, 자연과 도, 존재와 인간, 인식과 직관의 관계를 성찰해 볼 때 도의 실체는 자연이다 라고 말한다. 노자는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道法自然)’ 라 했다.
(무위와 실천) 종교적인 면은 사상의 실천적인 면을 성찰하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냐? 하는 문제다. 공포와 우환, 구원과 해탈, 속세와 열반은 모든 종교들이 다루는 속성이다. 삶 자체가 공포와 우환이고 그것이 없는 이상적인 세계를 설정하고 그곳에 가기 위한 실천을 각기 말하고 있다. 노장사상에서의 무위는 기독교나 불교의 기도, 업에 해당한다. 무위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행동하지 말고 행동하란 말이 된다. 인위가 아닌 자연스러운 행위, 자연대로 살아가는 일을 가리킨다.즉 있는 그대로 따라 살아가는 행위다.
(소요와 가치) 이념(이데올로기)은 실제적인 세계관 또는 가치관을 의미한다. 이념이 다를 때 똑같은 행동이나 사실도 그것의 옳고그름은 다르게 마련이다. 지락과 타락, 비극과 희극 서로 극단적인 관점들이다. 노장사상에선 산다는 게 어떤 것인가? 인생을 하나의 놀음으로 본다. 소요란 산책이다. 산책하듯 삶을 즐긴다. 삶을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보는 태도다.
노장에 있어서 존재론, 종교, 이념은 서로 밀접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노장에서 있어서는 오로지 樂만이 최고의 가치다. 그 밖의 모든 가치는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노장사상-철학적 해석 (2005) 박이문 지음 /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