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택식물원
9년 전(2003. 5. 10)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식물원이 막 개원한 때였다. 초입에서 노숙한 분이 개족도리의 잎을 들어보라 한다. 잎을 들어보니 그 밑에 족도리처럼 생긴 꽃들이 있었다. 그분이 이 식물원 설립자임을 후에 알았다. 나녀본 식물원 중 가장 넓었고 종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지형을 활용한 조경이 잘 되어 있다. 종의 배치도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있게 해놨다. 그 당시 호주 온실은 막 건축을 끝내고 관련 식물들을 심고 있었다.
평일이라 한가했다. 9년의 세월을 말해주듯 입구에 있는 식당, 화장실, 기념품점 등 건물, 시설물들이 낡아 보였다. 식물원 수입으로 유지관리하기에 벅차나?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안내원이 서원에 있는 수생식물원이 지금 한창이라고 갔다 오라고 권했다. 예전에 없던 곳이다. 들려보기로 했다.
수생식물원은 논을 변형하여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었다. 관람하기 좋게 나무 데크로 통로를 적절하고 미학적으로 놨다. 창포, 붓꽃, 아직 개화하지 않은 연, 수련. 특히 앵초를 20만주나 심었다고 한다. 여기저기 앵초꽃 천지다.
동원을 관람하기 전 부속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직원들이 무척 친절하다.
동원에 갔다. 기억에 있던 식물들 군락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곳에서도 죽고 살고 번창하고 쇠락함이 존재하나 보다. 꽃들의 절정기는 지나고 끝 무렵인 듯 했다. 그때 보았던 만개된 화초양귀비는 찾을 수 없고 대신 목련이 금방 터질 듯이 꽃망울을 키우고 있었다. 개원 당시 키만한 바오밥 나무를 찾아 호주온실에 들어갔다. 울창한 호수 식물군 사이에 커다란 바오밥 나무가 서있다. 잘 자랐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식물원이다.
(9년 전 전망대에서 본 식물원 전경)
(9년 전 준비중인 온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