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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헌트 (The Hunt, 2012)

felixwoo 2013. 11. 10. 12:05


가설 위에 새로운 정리나 학설을 만드는 수학. 인간이 착하다는 가설을 둔 성선설 등의 철학인간 세상은 많은 가설 위에 구축되었다. 그 중에 하나가 어린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가설이다. 가설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다.

 

여자 유치원생 아이가 말한 남자선생님 성추행 거짓말이 전염병처럼 마을에 퍼진다. 증거도 없는 단지 아이의 말만이 유일한 실체. 영화에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으니 관객은 무고함을 안다. 그러나 영화 속 사람들은 사실을 모른다. 아이의 말과 유치원 교사의 말 둘 중에 어느 하나를 진실로 여겨야 한다. 죽마고우, 허물 없던 이웃들 등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애가 거짓말을 하겠느냐는 가설에 기댄다. 팩트를 모르는 영화 속의 인물이었다면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가설은 진리가 아니다. 아님이 있을 수 있음에도 보편적으로 진리처럼 받아들인다.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만드는 것보다 다수의 피의자를 놓치는 게 낫다.' 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참 어처구니 없다.’ 했다.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놓친다고 생각했다. 小의 희생은 있으면 안되겠지만 있더라도 大를 위해 양보될 수 있다 생각했다. 하나 세월이 흐르며 인간이 세운 각종 시스템, 가설, ,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주는 갑갑함, 프레임, 냉엄함, 지나침,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순응하는 동안은 보살펴 주지만 실수로 조금 어긋나는 순간 무서운 괴물로 변한다. 小가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 처진다.

 

그는 사슴 사냥을 즐겼지만 자신이 사람들의 사냥감이 된다. 무고하기는 사슴이나 그나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묻는다무고하게 망쳐지는 한 사람의 인생을 어찌할 건 가를

 

주연 매즈 미겔슨의 담담하고 과장하지 않는 연기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