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해외 여행

(스페인) 바로셀로나, 몬세라토, 그라나다 그리고 론다

felixwoo 2014. 5. 28. 17:57

2014.05.13(월)에서 5.24(토)까지 12일 일정으로 스페인-모로코-포루투갈을 도는 여정이다.

 

 

 

두바이에서 환승하니 약 18시간의 순 비행시간이 걸린다. 장거리 해외여행은 비행시간이 제일 고역이다. 평소 즐겨듣던 음악 앨범을 휴대폰에 저장하여 편한 헤드폰으로 들었다.  

 

 

두바이 공항

 

바로셀로나 공항을 나오니 오후 두시경이다.  현지 가이드는 티셔츠를 받혀 입은 구식 정장을 한 중노인이다. 느릿하고 장중한 말투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구닥다리다. 이번 여정이 슬슬 걱정이 된다. (그분은 이날만 했다)

 

바로셀로나 올림픽을 기념하여 세운 주 경기장과 방송탑,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기념정원을 둘러봤다. 몬주익 언덕 기슭에 있는 올림픽 시설물을 보고 정작 몬주익 언덕에서 바로셀로나를 조망하진 않았다. 아쉬운 대목이다. 

 

 

 바로셀로나 주경기장 (굴뚝처럼 보이는 건 조명탑)

 

가우디가 디자인한 구엘 공원은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파쇄한 타일 조각으로 한 모자이크, 구불구불한 곡선, 기울어진 기둥 등 기존 디자인과 차별한 된다. 동화나라에 온 착각에 빠지게 한다.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공원

 

 구엘공원 

 

 구엘공원

 

성 가족 성당. 가우디의 최대 역작. 대학 총장이 가우디에게 졸업장을 주면서 천재에게 주는지 바보에게 주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했단다. 몇 작품 밖에 만들어 보지 못한 약관 서른살 (1882)에 성 가족 성당이라는 대작업 의뢰를 받았다니 의아하다. 교회 재정이 원활치 않아 기간이 계속 늘어졌지만 가우디에게는 심도 깊은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 급사하기 40여년을 이 프로젝트에 몰두했단다.

 

잘 알려진 외관보다는 성당 내부에서 감동을 받았다. 어두침침한 다른 성당과는 다르게 내부가 밝다. 창문을 파라볼로이드 공법을 이용하여 빛을 최대한 받아들이기 때문이란다. 창문은 스테인글래스로 장식했다. 창문마다 디자인이 달라 스테인글래스 도면만 만여 장에 이른단다. 지붕 하중을 받히기 위해 기둥은 나뭇가지처럼 위에서 갈라져 있다. 내부 공간이 독특하고 환상적이다. 지금도 가우디의 설계를 기초로 계속 짓고 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성 가족 성당 외관 

 

 

 

 성당 내부

 

성당 반대편 외관

 

람브라스 거리. 바로셀로나의 번화가란다. 사람도 많고 꽃, , 작은 화분을 파는 간이 점포도 많았다. 과일, 어류, 식품들을 파는 재래시장도 있다.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숙성이킨 하몽이라는 음식이 신기하다. 우리나라에선 귀한 체리를 사먹었다.

 

 

 바로셀로나 번화가 람브라스거리 재래시장 (la boqueria)

 

몬세라트 수도원. 바로셀로나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있다. km 에 걸쳐 바위산맥이 있고 중턱에 수도원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다다르니 갑자기 뛰라 한다. 검은 성모를 배알하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기단을 만지며 독대할 수 있었다. 불제자지만 훌륭한 사람을 존경하고 경배하는 것이 내겐 어색하지 않다.

 

바위가 많은 곳은 기가 세다고 하던데 사방이 바위들이니 기가 충만하고 장엄하다. 수도원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두군데 올라가 각기 다른 조망을 구경했다.

 

 

 몬세라트 산맥

 

 몬세라트 수도원

 

 

그라나다는 버스로 7-8시간 걸리는 거리다. 중간 숙소로 발렌시아에서 잔다. 발렌시아 오렌지는 당도가 높고 맛 있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언젠가 먹어 본 적이 있는데 여타 지역 오렌지와는 확실히 달랐다. 여기서 먹는 오렌지는 특히 더 맛있다. 아마 강렬한 햇빛을 충분히 받으며 자란 발렌시아 산이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잘 익은 것을 먹어서 그런게 아닐까?

 

발렌시아를 거쳐 그라나다에 도착하기 까지 도로 양쪽으로 구릉지가 지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다. 윈도우 XP 배경화면에서 본 익숙한 장면이다. 구릉지에는 유실수 들을 질서정연하게 심어 놨다. 아마 기계화 영농을 위함 일 것이다. 올리브가 제일 많았고 오렌지, 포도 나무들이 군데 군데 있었다. 올리브가 많은 이유는 이곳 기후가 여름철에 고온 건조하여 잡초가 나기 힘들고 병충해도 거의 없어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많으니 우리나라에서 올리브유가 비싸야 할 이유가 없는 듯 하다.

 

도로 옆 빈 곳에는 노란 금작화가 피어 있었고 상하행선 사이 공터에는 유도화가 붉게 피어 있어 도로 풍경이 즐겁다.

 

 

끝없이 펼쳐지는 구릉지. 그리고 평원을 뒤덮은 올리브 나무

 

그라나다에 도착하여 점심을 했다. 전통복장을 한 악사 3명이 우리 일행 식탁에 다가와 연주와 노래를 부른다. 익숙한 '그라나다' 다. 그라나다는 여기 말로 석류란 뜻이다. 빈에서도 그랬지만 식사 중에 악사들이 와서 연주와 노래를 불러주면 즐겁기보다는 어색하고 부담이 앞선다. 호응했다가 팁을 줘야 할 것 같고, 또 얼마를 줘야 하나? 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번엔 자신들의 앨범을 판다. 가장 앞에 앉았던 탓에 한장을 샀다. 

 

 

악사 중 한명 

 

 그라나다에서 점심후 커피 한잔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이 지배했던 지역 중 기독교 국가로 뒤바뀐 나라는 스페인과 포루투갈 뿐이란다. 스페인은 두 문화가 공존하는 유적들이 많다. 그라나다는 700년 동안 스페인을 지배한 이슬람 세력의 중심지다. 알함브라는 성채, 나스리궁, 헤네랄리페, 카를로스5세 궁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채에서 내려다 보면 전면 아래 넓은 평원에 그라나다가 위치해 있고 솟아오른 산에 알함브라가 있다. 주위가 넓은 평원이여서 적의 침략을 알기 쉬웠고 궁전은 고지대에 위치해 난공불략의 요새였다. 물은 후면에 있는 시에라 네바다의 만년설에서 공급했다. 스페인 이사벨 여왕은 이 요새를 힘으로 빼앗지 못하고 성채 밖 알바이신 지구에 거주하는 이슬람 국민들을 매일 공개 처형하는 하는 무자비한 술수로 스스로 나가게 만든다.

 

이슬람은 물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용솟음 치는 분수을 천박스런 짓이라 여겼다. 여름별궁 안 정원 분수는 오줌을 누듯 얇고 길게 나온다. 나스리 궁에도 얕고 졸졸 흐르는 도랑이 거주 공간을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했다. 한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냉방기능이다.

 

나스리궁의 내부 화려함은 마치 정교한 보석함을 보듯 어설픈 데가 없다. 사람이나 동물 무늬를 사용하지 않는 교리 탓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글자로 이루어져있다. 연못에 비치는 궁의 반영, 둥근 기둥과 아치, 천체를 형상화 했다는 천장은 화려하지만 얕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으며 웅장하지만 거리가 느껴지지 않는 포근함을 준다.

 

사막에 근거를 둔 이슬람 문화는 절제의 문화란 생각이 들었다. 자원을 헤프게 쓰지않고 물질적 풍요를 과시하지 않으며 상대편 문화를 부수기보다는 재활용한다. 기독교 문화와 사관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이슬람 문화를 재평가케 하는 귀중한 유산이다

 

정복자는 후에 돈에 쪼들려 조악한 궁전을 짓는다. 이것이 카롤로스5세 궁이다.

 

 

헤네랄리페에서본 알 함브라

 

 알함브라 헤네랄리페 정원

 

 나스리 궁 

 

 나스리 궁 - 역사의 향기를 음미하다

 

나스리 궁 - 범접할 수 없는 반영 미 

 

 

나스리 궁

 

 나스리 궁 - 사자 분수

 

카롤로스5세 궁

 

코르도바. 무어인들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을 당시 콘스탄티노블(지금의 이스탐불)과 더블어 번성했던 고대 도시다. 메스키다 모스크 인근 마을에 있는 꽃 골목, 유대인 거리를 둘러보았다. 꽃 골목은 사람이 겨우 교행할 정도로 좁다. 창문없는 벽에 머리 위로 꽃이 핀 화분을 도열해 놓았을 뿐인데 북적거린다. 마을 여기 저기에 있는 보라색 꽃이 의 '차카'란 나무란다.

 

    

 코르도바 마을 

 

메스키다 모스크. 메스키타는 이슬람과 기독교가 번갈아 점령한 탓에 두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모습이다. 785년 건설이래 확장을 거듭하여 25천명의 신자가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남북 180m 동서 130m의 거대한 규모로 지어졌다. 사원 내부는 850개의 둥근 기둥이 띠를 두른 아치를 지탱하고 있다. 천장의 정교한 모자이크는 비잔틴 제국에서 가져온 것이라 한다. 메카를 향한 미흐렙도 있다. 기독교 문명이 점령하며 일부를 허물기도 했고 모스크 중앙에 르네상스 양식의 예배당을 짓기도 했다.

 

터키 아야 소피아 성당은 반대의 경우다. 비잔틴 문명의 그리스도 대성당을 이슬람 모스크 식으로 개조했다. 인물화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교리에 따라 비잔틴의 찬란한 모자이크 및 프레스코 벽화 위에 회칠하여 이슬람 문양을 그렸다. 근세에 회벽을 벗겨내 복원하려다 그 또한 역사적 의미를 갇는다 하여 일부만 베껴내고 그대로 둔 것을 보았다.

 

메스키다 사원 중앙을 개조한 기독교 예배당도 예술적 의미에서 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사라진 이슬람 예술에 대한 안타까움이 인다. 사원 경계 벽에는 멋진 종루탑이 있다. 이슬람의 기도시간(아잔)을 알리던 탑(미나렛)을 개조한 것이라 한다.

 

입구에 있는 마을에 있는 꽃 골목은 사람들이 겨우 비껴나갈 만큼 좁다. 유명세를 탄 탓인지 오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사원입구에는 나뭇잎을 든 집시여인들이 점을 봐주겠다고 호객한다. 섹시한 집시여인을 생각한 내겐 뚱뚱한 아줌마들이 실망스럽다. 후후

 

 

메스키타 전경 (위키백과 인용)

 

 메스키다 모스크 미나렛을 종탑으로 개조

 

 메스키다 모스크 내부

 

정교한 모자이크 천장

 

 

론다 누에보 다리. 론다는 투우 발생지란다. 투우장 외관은 별 감흥이 없다. 따호강 절벽으로 신,구시가지를 연결하는 누에보 다리는 탄성이 절로 난다. 다리도 다리지만 깊은 계곡의 절벽이 극적이다. 다리 아래 계곡으로 가는 길을 어렵게 찾았다. 밑에서 보는 다리와 계곡 풍경이 절경이다. 어렵게 내려온 보람이 있다.

 

 

론다 누에보 다리 

 

 론다 누에보 다리 와 계곡

 

미하스 하얀마을.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에 있는 아기자기한 흰색 마을이다. 예쁘게 꾸며놓은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다. 온통 하얀집 일색인 스페인 남부에서 이곳이 특별할 이유가 없는데일본 관광객에게 필수코스란다. 일본 여성이 일본 내에서 가장 가고픈 곳이 큐슈에 있는 유후인이라 한다. 가보니 이곳처럼 예쁜 마을에 아기자기하게 인테리어한 기념품점, 음식점 동네다. 일본인 취향은 아기자기함인가 보다.

 

 

미하스 하얀마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