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신트라 그리고 까보다로까
포르투갈. 지금은 잊혀진 대항해 시대의 주역. 축구의 귀재 호날두의 나라. 아말리에 로드리게스가 부르는 짙은 서정의 Fado가 떠오른다.
포르투갈의 상징은 닭이다. 닭은 정의의 상징이자 행운의 상징으로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어느 순례자가 성지를 방문하러 가다 바르셀루스의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마침 그 집에 하녀가 그 순례자를 보고 연정을 품었으나 그가 받아주지 않자 하녀는 그에게 도둑 누명을 씌운다. 재판장에 서게 된 순례자는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재판관의 식사로 나온 닭을 가리키며 ‘내가 무고하다면 저 닭이 살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진짜 그 닭이 움직여 순례자는 무고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다른 속설은 남자들이 전쟁에 시달려 가정을 돌보지 않자 부인들이 닭처럼 가정을 돌보라 했다나 뭐라나… ㅎㅎ
리스본 로시우 광장이라 불리우나 정식 명칭은 '돈 페드로 광장'이다. 광장 가운데 돈 페드로 1세의 동상이 있다. 포르투갈 왕세자였으나 브라질의 독립을 위해 힘써 브라질 첫번째 왕이 되었고 포르투갈의 왕위는 딸에게 양위했다 한다. 리스본의 중심지이며 모든 공식행사 장소로 교통이 편리하다 한다. 특이하게 광장 양편으로 차도가 있고 길 건너엔 상점들이 많았다.
제르니모스 수도원. 석회암으로 지어진 수도원은 한변의 길이가 300여 미터에 이르며 웅장하고 화려한 노르만 고딕양식을 띠고 있다. 성당이 있었고 수도사를 위한 수도원을 추가 건립한 것이라 한다.
파란 빵집. 애칭이고 정식 명칭은 따로 있다. 제르니모스 수도원 근처에 있다. 화장실을 이용코자 갔는데 빵집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4인 탁자가 수십 개 있는 커다란 홀을 몇 개 지나야 화장실이 있다. 엄청 넓고 크다. 빵 진열대는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종업원들이 주문을 받거나 가져다 주고 있었다. 흡사 레스토랑 분위기다. '에그따르트(달걀파이)' 의 원조로 유명하단다. 가이드가 사와서 시식해 보니 맛있다.
벨렘탑. 타호강에 있는 1521년에 완공된 4층 등대다. 1층은 감옥 2층은 포대, 3층 망루, 4층은 귀족들 별장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그곳에 지옥과 천국이 공존했다. 마누엘 양식이라 한다. 내부 입장은 요금을 받는다. 이곳에서 보면 타호강에 걸쳐진 425일 기념다리, 예수상 등이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신트라. 리스본에서 북서쪽으로 약 20 KM 떨어진 작은 도시. 바이런이 ‘에덴의 동산’이라 불렀을 정도로 아름답다 한다. 녹음이 우거진 깊은 산속에 14세기 왕궁인 신트라성, 산 정상에 자리잡은 페나성, 아름다운 몬세라테 정원 등이 있다 한다. 마을 골목만을 관광하다 끝냈다. 아쉽다.
까보다로까. 절벽에 위치한 유럽대륙의 서쪽 땅끝마을. 요청하면 관광안내소에서 내왕 기념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땅끝을 표시하는 십자가 탑아래에는 위경도가 적혀져 있고 포루투갈의 서사시인의 싯귀도 있다. 파란 하늘과 수평선으로 맞닿은 넓고 끝없는 대서양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잡티 없이 세상이 이분되었다. 가까운 구릉지에 등대도 보인다.
파티마로 가는 길에 비가 간간히 내리며 쌍무지개를 그린다. 저녁 아홉 시 경 파티마에 도착했다. 우리를 기다린 성당 쇼핑센타에 들르고 저녁 식사를 하니 밤이 깊었다. 거기에 세차게 비까지 내린다. 성모가 발현했다는 성당이 멀지않았지만 가는 걸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