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 메밀꽃 + 무이예술관 + 허브나라
봉평. 국어 교과서에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이 있었다. 적어도 그 책으로 배운 사람들에겐 봉평이 익숙하다. 봉평의 메밀꽃이 어떻길래 ‘소금을 뿌린 듯’ 하다 했을까?
가는 날이 봉평 메밀꽃 축제 기간이었다. 평일임에도 차량과 인파로 북적인다. 생리에는 맞지 않지만 어쩌리오. 메밀밭으로 갔다. 메밀꽃밭을 더 느끼고 싶으면 포토존으로 가야 한다. 유료다. 뭐 그 정도는 입장료를 내야겠지. 소설 속에서 상상하던 메밀꽃밭은 화려한 흰백색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메밀꽃밭은 초록빛 몸체와 잎들에 비해 풍성하지 않은 조그만 흰꽃들 다발이다. 이효석과 내가 본 메밀꽃밭은 다르지 않으리라. 그렇구나 소금을 뿌린 듯 하다는 게 저런 것이구나. 내가 구황작물을 화사한 원예작물로 잘못 생각해온 것이구나.
봉평 메밀밭 포토존
무이예술관은 한적했다. 우리밖에 없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이용해 운동장엔 야외조각 작품을 가득 전시하였다. 실내엔 회화전이 열리고 있었으나 야외만 둘러보았다. 대부분 한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들의 거주지 겸 작업실을 겸하는지 가마도 있고 사택도 있었다. 그 뒤로 메밀밭이 있었다. 소금을 흩뿌린 듯 꽃들이 피어있었다. 나오니 관광버스 한 대가 들어 온다. 단체 관람객들이다.
무이예술관
허브나라 농원은 인생 이모작을 잘한 사람들이 만들었다. 신문에서 동문회지에서도 관련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향기의 대명사인 허브를 전면에 내세운 테마파크다. 넓은 정원을 가진 수목원을 상상했었는데 많이 다르다. 구석구석 이런 저런 글말이 엄청나게 많다. 박물관, 갤러리, 아기자기한 소품점, 음식점, 펜션 등의 시설물로 꽉 차 있다. 일본 여성들이 일본 내에서 제일 가고 싶어 한다는 유후인 분위기가 떠올랐다.
이런 외진 곳에서 20 여년 동안 몸으로 일궈낸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사실 의지라기 보다는 즐기지 않으면 못 할 일이다.
허브나라농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