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서산) 유기방가옥 + 마애여래삼존상 + 용유지

felixwoo 2016. 4. 15. 20:17

서산. 구릉지 초원이 펼쳐진 곳. 낯설던 곳이 이젠 나에게 가깝고 정다운 곳이 되었다.

 

유기방 가옥. 사택 주위를 온통 수선화로 심었다. 평소에는 초록색 잎사귀지만 입을 내민 듯한 수선화 꽃이 만개한 지금은 연한 노랑색 물결이 집을 안았다. 사택은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하고 있었다.  


유기방 가옥 수선화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돌계단을 좀 올라가니 절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삼존상이 있다. 국보로 지정된 아담한 크기의 백제 양식 마애불상이다. 여타 마애불과 비교하여 높이 새겨진 부조가 인상적이다. 마침 단체관광객을 인솔한 가이드가 자세한 설명을 한다. 원래 절벽 중간에서 삼존이 사람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형태로 조각되어 있었단다. 지금은 지자체에서 관광을 위해 석축으로 지단을 쌓아 정면으로 본다. 옆에서 보니 삼존들이 아래를 향해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용유지. 저수지 주위론 벚꽃 고목이 만개해 있다. 바람결에 꽃잎들이 비처럼 내린다. 저수지 물가에는 군데군데 큰 나무들이 있다. 큰 고기 한쌍이 낯선 소리를 내며 나무 수초 사이를 장난치듯 다닌다. 적막한 저수지 불투명한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소리에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마존에 사는 아나콘다가 문득 떠오른다. 너무 많이 아는 탓이다. 


길을 벗어나 저수지 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는 길로 갔다. 조금 가니 시원한 목장 초원 구릉지가 펼쳐지고 아래로 저수지가 보였다. 멋있다. 아무도 없고 즐거운 마음에 펄쩍 뛰는 사진을 처음으로 찍어봤다. 재미있다푸르른 초원에는 소 물통들도 보이고, 젖 짜는 축사도 보인다. 초원에는 소똥들이 많이 있는 탓인지 작은 파리들이 귀찮게 한다. 초원에 드믄 드믄 있는 벚꽃나무들은 거대한 고목이다. 고목이 내뿜는 벚꽃 포스는 엄청 나기도 하지만 강렬한 햇빛에 은빛 조각처럼 반짝이는 꽃들은 눈 부시게 새하얗다.

 

용유지는 찍사(?) 들에게 유명한 곳이다. 저수지에 비친 반영이 끝내준다나. 바람이 없어 잔영이 쨍한 새벽부터 장사진을 친다는 소문. 오후에 접어든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진정한 예술가라면 어느 순간에서나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용유지는 뭔 이유인지 모르지만 철책이 새워진 출입금지 지역이다. 이곳에 오면 하지 말라는 걸 하는 부담감이 항상 있다.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적절한 조치를 취한 후 개방되는 게 좋지 않을까? 막상 개방되면 지금의 호젓함이 상실되겠지만


용유지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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