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대가 (2012) / 조지프 스티글리츠 저 / 이순희 역
불평등의 대가 (The Price Of Inequality)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역사가 승자의 기록물이듯 지금 사회는 경제시스템, 법, 정치 등 모든 것들이 힘있는 자들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져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설계했고 그들이 만들었고 그들이 집행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모르던 사실 그리고 그 개연성을 믿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똑똑하고 부자고 권력이 있을 순 없으니 아는 사람은 아는 대로 돈 있는 사람은 돈 있는 대로 권력이 있는 사람은 힘 있는 대로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자신만을 생각하지 말고 남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
세계 도처의 사람들은 다음 세 가지 주제에 공명하고 있었다. 첫째,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누가 보기에도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았고, 안정적이지도 않았다. 둘째, 정치 시스템은 시장 실패를 바로잡지 못했다. 셋째, 현재의 경제 시스템과 정치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공정하지 않다. 이 책은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 공업 국가들의 심각한 불평등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 세 가지 주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한다. 불평등은 정치 시스템 실패의 원인이자 결과다. 불평등은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을 낳고, 이 불안정은 다시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우리는 이러한 악순환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여러 가지 정책들이 조화롭게 결합하여 시행될 때에만 우리는 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p.27 「서문」
시장은 진공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시장은 정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치는 대개 상위 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는 방향을 바꾸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지대 추구를 제한하는 것은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를 바로잡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지대 추구를 제한할 수 있다.--- pp.52-23 「보급판 서문」
과연 희망은 있을까? 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경제학자이니까 어렴풋하나마 희망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물론 희망이 없다고 볼 만한 근거도 분명히 있다. 기회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오늘의 현실은 미래에는 불평등의 수준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불평등이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현실에서 우리 머릿속에는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이런 정책들이 채택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p.71「보급판 서문」
약간의 불평등은 실제로 불가피하다.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오랜 시간을 일한다. 제대로 돌아가는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은 이런 노력을 기울인 이들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 책은 오늘날 미국의 심각한 불평등과 이런 불평등을 초래한 방식이 성장을 저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불평등은 대부분 시장 왜곡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시장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행위 대신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부를 빼앗는 행위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왜곡되어 있다.--- p.87 「1장 1퍼센트의 나라 미국」
불충분한 규제와 부실한 회계, 불성실하고 무능한 금융권 역시 기술 산업 거품 형성에 한몫했다. 은행들은 〈깡통〉이라는 걸 알면서도 주식을 팔아 댔다. 최고 경영자들은 〈성과 유인〉 보수를 받으려는 유인 때문에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회계 조작을 일삼았다. 은행권 규제와 성과 유인 보수의 제한, 회계 기준의 강화, 기본 예탁금(주식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할 때 기본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 상향 조정을 시행했다면, 정부는 이런 행위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 산업 거품의 수혜자들, 특히 기업 최고 경영자들과 은행들은 정부의 개입을 원하지 않았다. 황홀한 파티가 진행되고 있었고, 더구나 그 파티는 몇 해에 걸쳐서 계속되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누군가가 뒷마무리를 해줄 거라고 믿었다(결국 그들의 믿음은 옳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pp.195-196 「4장 왜 불평등이 문제인가」
우리 경제는 확실히 왜곡되어 있다. 금융 부문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제의 다른 성원들을 위해 〈봉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난 금융 위기 이전에는 기업 수익 총액의 40퍼센트가 금융 부문으로 흘러들어 갔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점포의 상품 판매 이윤보다 많은 금액을 카드 거래 수수료로 가져간다. 휙 하고 카드를 긁을 때 발생하는 전자의 움직임을 처리하는 데는 기껏해야 푼돈이 들어갈 텐데, 금융 회사들은 그 점포가 다양한 종류의 식료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복잡한 활동에 들이는 비용과 엇비슷한 금액을 수수료로 챙겨 갔다.--- p.206 「4장 왜 불평등이 문제인가」
중위 계층이 일반적인 이론들이 예측하는 것만큼 정치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까닭은 뭘까? 오늘날 미국의 시스템이 1인 1표가 아니라 〈1달러〉 1표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까닭은 뭘까? 이전의 장들에서 살펴본 대로, 시장은 정치에 의해서 규정된다. 경제 게임의 규칙은 정치에 의해서 결정되고, 경기장은 상위 1퍼센트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대체 왜 그럴까? 그 해답의 일부는 정치 게임의 규칙 역시 상위 1퍼센트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다는 데 있다. --- p.237 「5장 민주주의의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