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죽녹원 + 소쇄원 + 명옥헌
담양은 죽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외산에 밀렸지만 그래도 도시 여기저기에 대나무가 제일 흔하다.
죽녹원은 대나무 테마파크 격이다 대나무 숲이 무성하고 그 사이로 난 길에 이름을 붙였다. 예로부터 대나무는 곧게 자라는 성질로 인해 절개의 상징이었다. 깨끗하고 굴하지 않는 선비의 고고함을 품었다. 한편 대나무는 잘 휘어진다. 유연성을 지녔다. 비록 외세에 휘어지지만 언젠가 복원하려는 내부 응축력을 항상 지니고 있다.
한달 가까이 이어진 폭염이 절정이다. 휴가철이 지난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꽤 많다. 호젓함을 기대했는데…
죽녹원
길 양편에 키 큰 메타세쿼이어가 촘촘하게 일렬로 서 있다. 그런데 입장료를 내란다. 좀 그렇다. 도로변 산책로인데. 이 정도는 도심공원으로 개방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근처 메타 프로방스는 이국적인 모양의 상점가였다. 주로 카페, 식당, 소품 가게들이고 위로는 펜숀 인 듯 하다.
메타프로방스
메타세쿼이아길
소쇄원은 16년만에 다시 왔다. 가운데로 축소된 심산유곡처럼 깊은 계곡과 폭포가 있는 개천이 흐른다. 후면 언덕으로 광풍각, 제월당이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수직, 수평적으로 잘 배치되어져 있다. 전체 규모는 작은 듯 하지만 개인 별장인 걸 감안하면 그렇게 작지도 않다. 개천 수량이 많으면 청량감을 줄텐데 그렇지 못한게 아쉽다.
소쇄원
명옥헌 원림도 개인 별장이다. 명옥헌 앞 뒤로 연못이 있고 연못 주위로 나이든 백일홍(배롱나무) 들이 있고 군데 군데굵은 소나무들이 받혀주고 있다. 배롱나무 꽃이 절정에 이르는 8월에는 무척 아름다워 출사처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꽃이 졌다. 명옥헌 원림 진입로는 동네길인데 별로 상쾌하지 않다. 동네 입구에는 명옥헌 원림 이전 반대 현수막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죽녹원 안에 명옥헌 원림을 복원해 놨다. 건물이야 비슷하지만 지형지물을 이용한 원림은 전혀 닮지 않았다. 문화재가 본래 지역을 떠나면 의미를 반쯤 잃는다더니… 지형지물을 이용한 조경 문화재는 복원하기 쉽지 않겠다.
명옥헌 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