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국악관현악단 신년음악회
50 여명으로 구성된 국악관현악단은 현악기(가야금, 거문고, 아쟁 등), 관악기(대금, 태평소, 피리 등), 타악기(징, 괭가리, 장고, 북 등) 등의 위치와 비율이 서양교향악단 편제와 비슷하다. 한국인이면서도 알 수 없는 악기들이 꽤 있다. 많은 수가 여성 연주자들이 인데 요즘 보기 힘든 쪽머리를 한 사람들이 많다. 쪽머리에 중앙 가리마를 한 여성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허리를 고추세우고 단아하게 연주하는 모습은 고결함이 묻어난다.
전통 국악은 아니었다. 퓨젼이지만 참신한 시험이다. 아리랑 환상곡과 생황협주곡 ‘풍향’은 국악에 가까운 연주다. 생황은 국악기중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악기란다. 그래서 협주곡이 가능한가 보다. 인기인 오정해가 사회를 보며 창을 한다. 국악은 서양음악과 달리 추임새가 있는 참여음악인 듯하다. 박수 치고 추임새 넣고 점잖은(?) 사람에겐 좀 어색하다.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우리 노래는 신년 음악회임에도 한이 서린 가사들이다. 얼씨구, 좋~다 라는 추임새를 넣기에는 부담스럽다. 우리 민족이 이랬구나 이렇게 살아왔구나.
재즈와의 콜래보레이션은 생소하지만 새로운 시도다. 서로 섞이지 않을 때는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지만 색소폰이나 기타의 독주가 시작되면 북, 드럼, 오르간만이 반주를 맡는다. 아직은 동서 악기의 화음이라기 보다는 짜집기란 느낌이 든다. 평소 재즈는 즐기지 않지만 실제 듣는 재즈는 흥미롭다. 색소폰 주자는 작은 체구에도 멋지게 연주한다.
아들은 정통 국악이 아님에 실망한 눈치다. 나와 아내는 낯 설지만 다양한 시도에 만족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자주 보고 들어야 이해가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