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속리산) 문장대 그리고 법주사

felixwoo 2017. 4. 27. 20:31

법주사에서 세심정 사이 산책길을 만들어 세조길로 이름을 붙였다. 세조와 얽힌 스토리가 많은 탓이다. 세조가 참회 했다는 곳, 목욕을 해 피부병을 고친 곳 등 곳곳에 여러 이야기들이 설명되어져 있다. 그중 저수지 수변공간이 특히 아름답다. 봄 바람에 주름지며 눏혀지는 잔 물결 위로 하늘도 접혔다 펴지며 흔들린다. 사월 초파일 연등이 흔들리며 데크 산책로를 수놓고 있다


세조길




목욕소


당초엔 세조길만 생각했다. 세심정에서 문장대 까지는 3 KM. 문장대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산이다. 아내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 왔고 어린이도 갈 수 있는 코스라 한다. 비염 탓에 컨디션이 별로 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었다. 등산로는 흙 능선이 거의 없는 돌계단이다. 마지막 1KM 구간은 거의 가파른 돌 계단이다. 등반 내내 오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지만 문장대 아래 평지에는 고등학생들로 왁자지껄 했다. 아내가 물었다. 서산에서 현장학습 왔단다. 요즘은 수학여행을 그렇게 부르나 보다. 몇마디 주고 받은 여학생은 픗풋하고 청순하게 생겼다. 이쁘다.

 

문장대는 근사하게 생긴 바위덩어리다. 올라가 주변 경관을 내려다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명불허전이라더니하늘은 맑고 바위는 울퉁불퉁한 근육질 제법 넓은 평지다. 그 주위로 높은 산들도 보이지만 중간 높이의 기암 산들은 작은 산맥을 이루며 적절하게 배치되어져 있다. 마치 조경 수석처럼. 사진은 이러한 감흥을 담지 못하고 평면화 한다. 깊이가 없다. 아래에 있던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올라와 소란스럽다. 한 여학생이 사진 찍어주겠다 자청하다. 오랜만에 부부가 같이 찍는다. 참 이쁜 여학생이다. 문장대 아래 평지는 자연이 꾸며 놓은 정원이다. 이제는 다 져버린 진달래와 개나리가 한창이다. 올려다 보는 문장대가 아름답게 보인다. 


문장대는 스스로 문장대로 불러 달란 적이 없다. 인간 세상에서 붙인 이름인데 표지석이 묘하게 두개다. 큰 표지석엔 주소까지 새겨져 있다. 상주시에 속하는 주소. 보은에서 올라 온 사람들에게 알리려 했나? 자연에는 경계가 없는데...    












내려오는 길은 길었다. 이 긴 길을 올라갔다는 사실이 스스로 신기했다. 세조길 저수지에 이르니 햇빛의 방향이 바뀌어 새로운 풍광을 보인다. 서둘러 법주사에 갔다. 팔상전과 금동미륵대불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