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에
지어진 한옥성당이다. 긴 직사각형 기와 중층구조로 처음 보는 한옥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특이하다. 외부는 전통 한옥 양식이고 내부는 서양
바실리카 양식으로 지어졌다. 내부 가운데는 신자들이 앉는 곳이고 양쪽으로 회랑이 있다. 중층 창문에선 하느님의 축복인양 빛이 쏟아져 들어져 온다. 성당을
웅장하고 견고하게 짓기 위해 백년 이상의 수령 백두산 적송을 신의주에서 뗏목으로 신부가 직접 운반했다 한다. 정성이
깃든 목재들이 빤짝빤짝 윤이 난다. 지금도 주일예배가 집전된다고 한다.
조양방직 카페는 옛 조양방직의 공장부지 폐허를 사용했다. 톱니모양의 지붕의 메인 공장 안은 무척 넓다. 방직기를 비롯한 내부 공장시설은 없고 옛 기억을 회상시키는 고물들로 잔뜩 배치되어져 있다. 커다란 영사기에선 영화가 상영 중이다. 그런데 오래 전 인기를 끈 아바타란 영화다. 많은 벽 공간에는 무명씨들이 그린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미술관이란 말이 붙었나 보다. 천정과 기둥에 붙어 있는 조명등들이 제 각각이다. 시멘트 블록 연못도 있고 거기엔 비단 잉어도 노닐고 있었다. 공간이 넓으니 옛 고물들로 채우기도 힘들었으리라. 아내 말로는 황학동 버전 카페란다. 공장터에는 변전소, 우물터, 사무실, 창고, 금고 등 부속 건물들이 있었다. 하나 같이 폐허지만 근대 시절의 공장 분위기를 실감있게 느낄 수 있다.
거의 폐허에 낡은 고물들이 가득한 이곳이 핫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본다. 나이든 분들에겐 옛 시대의 향수일까? 지지리도 못 살었던 시대의 추억은 달콤해서… 어린 사람들에겐 어른들이 어떤 삶을 살았었나 하는 호기심들이 생기나? 많은 사람이 들이 찾는 데는 많은 이유들이 있으리라. 난 무슨 이유일까?
석모도 민머루 해변은 평범했다. 썰물이라 모래사장과 연이어 뻘이 넓게 나있다. 겨울 추위에 유빙이 가끔 보였다.
20 여 년 만에 강화도 행이다. 뭍에서 강화 가는 길은 외길인지 예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닥 볼 것도 없는 거리 풍경이 지속되는 지루한 시내 도로다. 강화시에서 석모도 가는 길은 드라이브하기에 나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