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평창) 육백마지기 그리고 데이지 꽃
felixwoo
2020. 7. 2. 18:34
고랭지에 데이지 꽃들로 그윽한 곳이 평창의 육백마지기다. 면적이 육백마지기라 이런 명칭을 붙였을 것으로 짐작할 뿐 연유가 궁금하다. 오후에는 맑는다는 예보가 무색하게 산 곳곳에서 안개가 피어 오르며 보슬비도 조금씩 흩날린다. 이런 날이 산속을 드라이브하기엔 분위기가 좋다. 청옥산 정상이라 산길의 구불거림이 만만치 않은데다 끝 구간 몇 백 미터는 비포장이다. 그런데도 정상 주차장이 잘 갖추어져 있고 공원화되어 있다는 게 의아했다.
데이지는 정상 비탈에 심어져 있었다. 욕심 같아서는 한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넓은 면적이었으면 시원하겠다. 절정기를 지나 꽃밭이 약간 성기지만 그래도 볼 만하다. 안개로 인해 멀수록 희미해지는 풍경이 수묵화의 몽한적인 분위기를 현현했다. 누군가 그랬다 꽃잎이 떨어진 꽃은 달걀 노른자같다고… 적당한 비유다. 꽃밭임에도 별 향기는 느낄 수 없다.
산 능선 따라 풍력발전기가 도열해 있고 안개 속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원경이 일품이다. 데이지 꽃이 없더라도 겹겹히 싸인 산중 경치가 훌륭하다. 주차장 후면에는 이 풍경을 즐기려 차박하는 차들이 많다. (다녀온 날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