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felixwoo 2020. 10. 8. 15:31

용유도에 왔다가 무의대교가 완공 전이라 가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이젠 무의대교가 개통되어져 뭍이 되었다.

 

하나개해수욕장의 해상탐방로는 코로나로 인해 폐쇄되었다. 할 수 없이 환상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해변길이지만 바다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제2전망대에서 그나마 볼 수 있는데 한 일행이 독차지하고 있다. 제3전망대  안내판에 있는 훼손된 지도로 유추해서 환상도로 끝에서 능선으로 올라가 되돌아 가는 코스를 택했다.

 

이정표 없는 길을 따라 능선에 힘들어 올랐다.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발견하고 하나개해수욕장을 따라 험한 비탈을 내려오니 환상의 길 끝지점으로 되돌아 왔다. 제자리 걸음이라니 맥이 빠진다.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느니 평탄한 뻘을 걷고자 해안으로 내려갔다.

 

썰물이라 뻘은 단단하고 걷기 좋았다. 해상탐방로를 연장하려고 만들어 놓은 기둥들이 마치 로마시대 열주마냥 서있다. 붉은 암석들로 이루어진 해안 절벽들이 균열되고 구겨진 녹슨 철판들처럼 날카롭게 바다를 막아내고 있다. 절벽 사이로 깊숙히 들어간 굴도 군데 군데 있다. 뻘에는 닳고 닳아 수석처럼 되어버린 바위들이 미쳐 못 빠져나간 물 속에 놓여 있다. 이우환의 작품 ‘관계 항’ 을 연상케 한다.  썰물 때 뻘에서 봐야 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오롯이 볼 수 있으리라. 해상탐방로가 개방되고 밀물이길 바랬는데 이걸 인생지새옹지마라 해야 하나?

 

하나개 유원지에 있는 새 화장실은 잠겨져 있고 구 화장실만을 개방해 놨다. 손을 씻으려니 물이 안나온다. 불충분한 안내판으로 호룡곡산 중턱까지 오르는 극기훈련을 본의 아니게 했다. 지자체의 세심함이 필요한 대목들이다.

 

(다녀온 날 202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