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주왕산) 주산지, 용추폭포 그리고 주왕굴

felixwoo 2021. 6. 8. 10:56

포항에서 주왕산으로 가다 보면 영덕 옥계계곡과 청송 얼음골을 거치게 된다. 가물었는지 계곡마다 물은 많지 않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깎아지른 바위 절벽 위로 짙은 초록색 산림이 풍성하다. 하천에는 근대적 산물인듯한 보, 옹벽, 관로 등의 시멘트 구조물들이 자연스러움을 해치고 있다. 이제는 친환경적인 소재와 구조로 바꾸는 안목이 필요해 보인다. 겨울철 빙벽이 되는 얼음골에는 세계 빙벽 대회장이 있다.

 

주산지는 조선시대 축조된 인공호로서 물에 잠겨 자생하는 왕버들 나무의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물에 비친 왕버들과 주변 숲들의 반영이 아름다운 데칼코마니를 만든다. ‘버걱 버걱’ 하는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깬다. 물 속 나무 둥치에서 잉어들이 먹이를 찾는 소리다. 서서히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며 거울 같던 반영을 흐트리고 자기만의 동심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주왕산에 들어서자 비가 굵어진다. 입구 대전사부터 웅장한 바위산, 거대한 바위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어떤 것은 마치 자코메티가 빚은 사람 얼굴 모습과 같다. 우리나라 폭포가 그렇듯 용추폭포는 보잘 것 없지만 주위의 바위로 된 용추협곡이 절경이다. 아내는 타이완의 타이루거 못지않다고 감탄을 한다.

 

가기 전까지 주왕암이 바위인 줄 알았으나 암자 이름이었다. 주왕암 뒤로 철책 계단을 가파르게 오르니 주왕굴이 나온다. 유감스럽게도 주왕암의 부속시설처럼 되어있어 신비함이 약화되는 느낌이다. 굴 옆 폭포가 가랑비 처럼 떨어진다. (다녀 온 날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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