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그리고 나바위 성당
밑 변이 넓은 삼각형처럼 미륵산이 편안하게 앉아있는 곳에 미륵사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터란다. 백제 무왕시절 창건되어 석탑, 목탑, 금당, 강당, 승방 및 기와 가마터 등의 흔적이 있다. 지금은 서석탑 일부와 당간지주만이 형체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추정만이 가능한 주춧돌이 있는 터 들이다.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석물 부재들은 모아서 한 곳에 놓여져 있다.
소시적 교과서에서 보던 서석탑은 붕괴를 우려해 일제 강점기 시절 시멘트로 보강된 투박하고 볼품 없는 형태의 사진이었다. 최근에 완전 해체한 후 기존 석재로 6층 일부까지 복원하였고 손실된 부분은 새 석재로 균형을 취했다. 비례를 통해 9층 석탑이었을 것이라 추측하고 동편에 사라진 동석탑을 세웠다.
서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이다. 공덕으로 만들고 세월의 비바람으로 부드러워진 서석탑에 비해 기계로 반듯하게 다듬어진 동석탑은 풍기는 포스와 자태에서 비할 바가 아니었다. 기단 네 모서리에 후세에 만들어진 토속적 수호인상이 어색하게 있지만 그런대로 해학적이다.
금강 유역에 자그마한 언덕이 있고 산줄기가 끝나는 지점에 너른 바위가 있어 나바위라 불렀다. 이곳에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 기념으로 성당을 지었다. 외관이 동서양풍이 섞인 성당 내부에는 특이하게 중앙 기둥들을 세우고 이곳에 칸막이를 하여 남녀 신도석을 구분하였다. 유리 창문에는 한지에 소박한 그림을 그려 스테인드글라스를 대신하였다.
성당 뒤편 언덕 위에 서면 멀리 금강 물줄기와 시원하게 펼쳐진 너른 평야가 보인다. 간척되기 전에는 언덕 아래까지 금강 강물이 들어와 김대건 신부가 배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단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깊은 수준에서 자신을 바꾸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종교는 곧 자비다. 형이상학적 신념이 아니라 훈련을 받아 습관이 된 자비심을 통해 초월을 엿볼 수 있다. 축의 시대 현자들은 사람들에게 자기 내면에서 이상적이고 원형적인 자아를 찾으라고 가르쳤다. (카렌 암스트롱) 그러러면 자기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에고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비워야 한다. (다녀 온 날 : 2022.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