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안산) 대부도 유리섬 그리고 대부광산 퇴적암층

felixwoo 2022. 4. 7. 10:14

베네치아의 무라노 섬은 유리 공예로 유명하다. 그 유명세에 기대어 대부도 유리섬은 한국의 무라노를 표방하고 있다. 

 

유리 공예 시연을 가볍게 즐기고 유리섬 미술관으로 갔다. 연못 속 연꽃들이 마른 땅에 피었지만 유리가 주는 신비한 아름다움은 그대로 드러난다. 투명함, 흐르는 듯한 컬러, 부드럽고 유연한 형태. 흔하기에 대접을 못 받을 뿐 보석과 진배없다.

 

대형 조형물이 있는 로비에는 육중하고 기다란 유리 벤치가 공간을 가르고 있다. 테마 전시관에 들어서자 거대한 수족관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이다. 동선을 따라 가면 유리 예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설치 작품들이 전시되어져 있다. 어둠 속의 거울 유리방은 어느 것이 진짜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다. 보인다고 참이 아니고 시각도 착각할 수 있다는 명제를 준다.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세계화전이 맥아트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가 추구하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캔버스로 투영시킨 듯, 모니터 속 성스런 수도원과 어울려 천상의 빛 속으로 빠져든다. 굳이 없어도 될 작품가는 종교의 핵심인 케노시스와 멀게 느껴진다. 

 

야외 전시장, 유리 조각 공원 등 짜임새가 있게 터 잡아 볼 만하다.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이지만 거칠게 뽑았다. 공원 연못안의 디딤돌을 건너면 냄새가 나고 벌레가 날아다닌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다.

 

*** 

 

암석을 채굴하던 광산에서 공룡을 비롯한 다양한 화석이 발견되었다. 깊게 채굴된 웅덩이엔 맑고 깨끗한 물이 고여 커다란 호수가 되었다. 봄 바람에 움직이는 물결이 미묘하게 빛을 튕기며 마티에르가 있는 단색 작품 같다. 호수를 둘러싼 생긴 퇴적암 절벽에는 시루떡처럼 퇴적층들이 선명하다. 전망대에 오르면 퇴적암과 호수가 어울어진 앙상블 구도가 멋지다. 뒤돌아 서면 탄도항, 전곡항, 누에섬 들이 보이는 서해안이 거침없이 펼쳐져 있다. (다녀 온 날 :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