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울릉도 와 동해시

felixwoo 2006. 9. 21. 16:37

(여행기간 2003.8.10 - 8.12 (3일))

 

추암 해수욕장. ‘동해 물과 백두산이…’ 애국가 첫 소절 동해의 일출 광경을 추암 해변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찍었단다. 어두컴컴한 영화관에서 기립하여 보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영상 프레임에선 구도가 꽉 차고 짜임새 있지만 실제는 소규모로 볼품 없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추암 해수욕장의 푸른 물결 속으로 뛰어 들고 풀이만큼 덥다.

 

 

추암해변 촛대바위 배경으로

  

추곡동굴 속 펭귄들

 

추곡 동굴. 시내에 위치한 동굴로 유명하다. 입장하려면 꼭 노란 헬맷을 착용토록 강제한다. 처와 아들을 보니 펭귄 같다. 착용해야 하는 이유는 곧 알게 되었다. 동굴이 좁다. 머리를 굽혀야 갈수 있는 곳도 많고 한 사람이 갈 정도로 비좁은 곳도 있다. 내가 가본 거대한 동굴 (제주 만장굴, 구이린 동굴)에 비해 규모와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동굴과 부딪치며 탐험하듯 가는 기분은 몹시 좋았다. 나름대로의 가치다.

 

울릉도 여객선. 여객선 홍보지에 강조한 뱃멀미가 안 나는 최신 장치가 구비된 선박이란 것이 무색하게 출항 후 1시간쯤 지나니 집사람은 뱃멀미에 기진맥진하고 아들녀석의 표정도 밝지 않다. 멀미를 해본 적 없는 나도 기분이 별로다. 

 

해안 산책로. 새벽부터 보슬비가 내린다. 가게에서 우산을 두 개 샀다. 반 시계 방향의 해안 산책로로 갔다. 험준한 바위산과 깊고 맑고 푸른 동해 바다 사이로 끊어질 듯 계속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는 절경이다. 특히나 보슬비와 운무가 평면적인 경치에 입체감을 준다. 두 명이 나란히 갈수 있을 정도의 폭이고 지세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며 30여분을 걷는다. 끝에 이르니 해안경비 초소와 행남 등대로 가는 길이 있다. 이 길도 꽤나 운치가 있다. 오르막에 대나무로 형성된 터널이 길다. 구릉지에 하얀 행남 등대가 위치해 있다. 등대지기 집에는 등대 색깔보다도 순한 누런 강아지가 바라본다. 순수다. 행남등대에서 바라보면 먼 밑으로 왕년에 오징어 항으로 유명세를 누렸던 저동의 항구와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고 투명한 한 폭의 수채화다.

 

반시계 방향 해안산책로

 

아름다운 해안산책로

 

해남등대 가는 길에 대나무숲

 

행남등대에서 본 저동항

 

도동항

 

해상 유람. 여객선 뱃멀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람선은 상쾌하다. 항상 그렇듯 배에 오르면 좋은 안 자리를 차지하려 사람들이 우왕좌왕한다. 그러나 배가 출발하면 모두 갑판으로 나온다. 역시 가장 좋은 자리는 갑판이다. 바람의 속도와 방향이 배의 속도와 방향과 서로 부딪치고 합쳐져 몰아치는 강풍은 심신에서 온갖 잡것을 씻어낸다. 흐린 날씨에 적당한 안개로 감춰진 풍경은 안타가운 운치를 더한다. 잠시 무념, 무상 속에 동화되어 간다.

 

문득 소란스러움에 뒤돌아 보니 하얀 갈매기들이 수없이 유람선을 쫓고 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쫓는 것이다. 어떤 놈은 바다에 떨어진 먹이를 먹고 다시 날기도 하고, 어떤 놈은 먹이가 던져지면 마치 뼈다귀를 달치는 개처럼 부리로 낚아채며 집어 삼킨다. 감탄을 자아낸다. 미리 준비 못함을 아쉬워하며 갑판에 떨어진 먹이를 주워 내 코앞에서 평행으로 나는 놈들을 향해 던져본다. 공암(일명 코끼리 바위)에서 해상에 잠깐 머물기 위해 유람선이 엔진을 끈다. 가까이서 보니 암석은 균열 되어진 것이 멀리서 보면 작은 비늘을 뒤집어 쓴 형상이다.

 

 

먹이를 기대하며 따라오는 갈매기 떼

투구바위 

 

처는 상념에 젖고

유람선 투어링 

 

 

공암(코끼리바위)

 

육상관광.  섬을 시계방향으로 돈다. 일주도로는 아직 미완성이라 사동 – 통구미 – 태하 - 현포 고분 - 추산 수력발전소 - 나리 분지를 거쳐 다시 되돌아 오는 코스다. 재치 있게 입담을 하는 운전사 겸 가이드가 모는 소형버스에 몸을 실었다. 짧지만 터널도 여러 개 있고 고가도로도 있다. 일부 터널은 교행 차폭을 확보 못해 교행을 위한 신호등이 있다. 말로는 울릉도내에 단 2개의 신호등이 있다 한다.

 

해안가에는 평지가 거의 없으나 속리산 말티고개처럼 지그자그로 된 길을 오르니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하고 드넓은 평지가 나타나다. 나리분지란다. 울릉도 해상만은 못해도 육지의 멋을 한층 지녔다. 그리고 보니 지나오던 길가 또는 산등성이에 야생 나리가 꽤 많이 눈에 띈 게 기억이 난다. 근대 거주자들이 살던 초가집 너와집 두 채가 보존되어져 있다.

 

아름다운 해안 풍경 

파도에 물이 튀자 놀라며

뻥 뚫어진 구멍이 여러 개 보이는 추산

 

나리분지에 있는 너와집

 

약초의 섬.  울릉도는 벼농사보다 약초 재배가 수익성이 높아 온 섬이 약초 천지라 한다. 미역취나물, 부지갱이, 삼나물, 명이 등이 약초 겸 나물이다. 약소가 있는데 울릉도 약초들을 먹고 자란 무공해 소란다. 말만 들어도 그럴듯하다. 여행자들이 추천한 식당에서 나오는 고기는 보기에도 색깔이며, 육질이 무척 신선하고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살짝 익혀 명이에 싸서 먹는 맛은 일품이다. 명이는 겨울 눈 속에서 따 냉장 잘 보관하여 여름에 먹는다고 한다. 오랫만에 배가 든든하다.

 

 

독도 전망대. 약수공원 입구에 독도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다. 울릉도에 도착했을 때 선착장에서 짙은 어둠 속에서 80도 각도 위로 아득한 곳에 사각의 네온선 불빛이 있었다. 새카만 하늘에 떠있는 환상적인 불빛 막내가 사각상자 형상으로 떠 있어 이색적인 감흥을 자아냈던 바로 그곳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해상 전망대와 시내 전망대가 있다. 연중 며칠밖에 안되지만 청명한 날에는 독도가 보인다던데 아쉽다. 설령 보인다 해도 관념적인 감흥일 뿐이고 시각적으로 감동이 그렇게 크진 않으리라. 오늘은 뙤약볕이 내리쳐 덥고 따갑다.

 

 

 

홍합밥.  약소고기와 함께 울릉도 유명 먹거리란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주인 말 뒤로 거는 그들만의 바람을 무시하고 기다린다 했다. 30 여분 기다림에 보답이나 하듯 맛이 있다. 홍합을 잘게 썰고 간을 해 즉석 돌솥으로 만든 밥이다. 밥을 덜어내 반찬과 같이 먹고 돌솥에는 물을 부어 누른밥으로 입가심을 한다.

 

->  여행 일정

 

8월10일(일) 09:00 반포역 여행자클럽 관광버스 탑승13:00 동해시 묵호항 여객선 터미날 도착 및 식사(여객선 터미날 2층 식당)14:30 추암 해변가 및 해수욕장16:00 동해시 추곡동굴18:00 울릉도행 고속여객선 탑승(한겨레호)20:30 울릉도 도동항 도착 (2시간30분 소요)21:30 도동 중앙여관 투숙 및 식사(중앙식당)

 

8월11일(월)07:00 식사(중앙식당)08:00 해안산책로-행남 등대10:00 해상관광 : 투구바위-공암13:00 식사(중앙식당)14:00 육로관광18:30 식사(약소등심, 울릉약소가든)20:30 해수 목욕(해수온천탕)

 

8월12일(화)07:00 식사(중앙식당)08:30 저동 봉래폭포10:00 도동 독도전망대12:00 식사(홍합밥, 울릉약소가든)13:00 시계방향 해변산책로14:00 묵호항행 여객선(카타마란호)17:20 묵호항 여객터미날 도착 18:00 서울행 여행자클럽 관광버스 출발23:15 서울 반포역 도착   

 

 

->  여행비용ü  자유여행사 241,000 원(3인1실)/인 * 3인 = 723,000 원 ü  약소등심   13천원(200g)/인*4인 = 52,000 원 ü  홍합밥     10천원/인*3인 = 30,000 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