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경주) 주상절리, 삼릉숲 그리고 양동마을

felixwoo 2021. 6. 7. 12:59

숙소에서 가까운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볼거리로는 애매했다. 일본인 가옥은 오래된 목재 민가이다 보니 훼손되거나 변형이 많이 되었고 우리 근대 가옥과 섞여 잡탕이었다. 서울 북촌처럼 실 거주지를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경주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긴 해안 구간에 걸쳐 산재해 있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해안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부채꼴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절리가 나타난다. 그중 백미인 부채꼴 절리가 있는 곳에 높고 우람한 전망타워가 있지만 선명치 못한 유리와 높은 펜스로 인해 산책로에서 보는 게 더 실감이 났다.

 

삼릉숲의 소나무는 유명 사진작가가 찍어 널리 알려졌다. 소나무 숲에 들어서니 탄성이 절로 났다. 기기묘묘한 곡선기둥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우리 소나무의 천국이었다. 입구의 어둠은 굵고 짙은 가까운 소나무를 묻어버리지만, 먼 소나무들은 하늘 빛을 받아 연하고 은은하게 보여진다. 멀수록 밝아진다니 늘상 보아오던 것과는 다른 이색적인 풍광이 신비감을 더한다.

 

경제성장이 우선 시 되던 시절에 우리 소나무는 비경제목으로 천대를 받았다. 하지만 살만해지자 조경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소나무가 주는 곡선의 미는 어떤 조경수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시대마다 시대 정신이 있듯 삼라만상은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인가 보다. 나오면서 삼불사를 들렀다.

 

양동마을 입구에 코스모스가 하나 가득 피었다. 가을도 멀었는데. . . 양동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이나 아산 외암고택 과는 다르게 구릉지 사이에 입체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반상의 계급이 엄연하던 시절, 전답이 있는 아래 지역의 초가집에선 일반 백성들이 살았고 그 윗 지역 기와집에는 양반들이 살았다.   

 

구릉지를 연결하는 길들이 그물처럼 연결되고 적소에 우물, 담장, 축대, 주택, 건축물들이 아늑하게 들어 앉았다. 세월은 빈 곳이나 거슬리는 곳을 자연으로 채워 모난 곳이 없는 온화한 풍경을 만들었다. 겉으로 보이는 조화로움 만큼이나 사람들의 삶도 조화로웠는지는 모르겠다.

 

내일은 주왕산이다. (다녀 온 날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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