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국내 여행 262

(서산) 한우목장길 과 해미천 벚꽃들

일주일 전에는 없던 벚꽃이 만발하여 초록빛이 강해진 초원에 화환이 되었다. 벚꽃의 인기는 뭇 꽃들과 견주어 가득하게 피는 풍성함에 있다. 더군다나 새 잎이 나오기 전이라 온전히 꽃만 보인다. 꽃 힘이 좋은지 바람이 세지만 꽃잎이 조금도 흩날리지 않는다. 해미천 양 둑에 심어진 벚꽃은 끝이 안보일 정도로 길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다리 위에서 보는 전체적인 풍경은 좋은데 주위 꾸밈이 아쉽다. 생활 속 벚꽃으로 만족할 수 밖에... (다녀 온 날 : 2025.04.16)

FEEL/국내 여행 2025.04.17

(서산) 한우목장길 와 간월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믄 풍광이다. 도로를 중심으로 계절에 따라 누런색에서 녹색 융단을 깐듯한 구릉지들이 나타나고, 구역 경계에는 벚꽃나무들이 줄 서있다. 벚꽃이 피는 시절에는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과거에는 도로 양쪽으로 철조망이 쳐져있었고 도로에서 보는 풍경이 다였다. 얼마 전 이곳에 목장 구릉지를 가로지르는 산책로가 생겼다. 보기에도 시원스럽게 쭉 뻗었다. 완만한 데크 길을 올라가며 보이는 전망들이 새롭다. 멀리 빵빵하게 핀 목련 울타리가 누르스름한 초원 위에 흰색 악센트를 준다. 몽골의 초원과는 다르게 조밀하게 있는 구릉지들이 다정다감하다. 전망대는 시원스럽게 넓다. 전면으로는 농촌 풍경이지만 뒤로 돌아서면 조각 보자기를 펼쳐놓은 듯한 구릉지들이 아름답다. 벚꽃이 피었으면 별유천지였을텐데 아..

FEEL/국내 여행 2025.04.09

(안성) 금광호수

몇 번을 오간 안성이지만 이렇게 넓은 호수가 있을 줄이야. 하늘전망대에서 보면  브이자형 계곡 호수로서 생김새도 대단하다. 어둡고 거무튀튀한 산야가 허연 먼지 뒤집어 쓴 듯 뿌였지만 은은한 연두색이 완연하다. 봄의 전령이 대지에서 식물로, 식물에서 대기로 물과 에너지를 전하고 있다. 밑보다 위가 넓은 하늘전망대는 제법 높아 양쪽으로 넓은 호수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움직일 때는 모르지만 난간에 기대어 가만이 있으면 전망대가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왼쪽 호수에 혹처럼 나와있는 곳이 혜산정이다. 막상 혜산정에 가보니 전망대에서 볼 때처럼 멋있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호수 위로 조성된 데크길은 박두진 문학길이다. 호숫가 얕은 물엔 제법 많은 나무들이 잠겨 있고, 연두색 눈방울이 튀져나와 조만간 싹..

FEEL/국내 여행 2025.03.27

(화성) 남양성모성지

모처럼 기온이 푸근하다. 같은 도시에 살면서 이곳에 오기까지 십수년이 걸렸다. 언제나 갈 수 있기에 안가지는, 고궁에 안가본 서울 사람들이 많은 이유와 같다고 할까. 카톨릭 성지답게 넓게 터잡아 겨울이라 삭막하기도 하련만 봄이 가까운 탓인지 그런대로 부드럽다. 먼저 촛불 공헌소가 사람들을 접한다. 공헌대 위의 뚫어진 공간사이로 낙엽으로 덮힌 경사지가 있고 평화로운 조각상이  보인다. 가면서 성상들도 보이고, 자기보다 몇 배 큰 십자가에 매어진 예수가 애처롭게 넘어져 있다. 길을 따라 둥그런 묵주들이 있어 마치 기도하는 마음으로 본당으로 향하게 한다, 본당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작품이다.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건물 가운데로 높다란 두개의 탑이 하늘로 솟아 있다. 언젠가 사진으로 본 대주교의 의식용 모..

FEEL/국내 여행 2025.02.28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와 메이드림 카페

삼십여 년 전에 라스베가스 LED 천정쇼를 보고는 감탄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전 인스파이어 리조트 천정쇼가 생겼다. 중국 자본이 지었다는 호텔, 카지노, 공연장, 상가 등이 어울어져 리조트 규모가 대단했다. 중국 자본이 무섭다. 천정쇼의 하이라이트는 한시간마다 삼분씩 공연되는 고래쇼다. 천정과 수직 전광판에서 펼쳐지는 바닷속 풍경과 거친 파도 그리고 물 소용돌이는 가히 환상적이다. 가상 현실이지만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 실감나게 압도한다. 옛날 라스베가스 쇼만 해도 해상도가 낮아 기하학적인 조명쇼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기술 발전에 따라 현실감이 난다.    거기서 멀지않은 옛 마을에 교회를 개조하여 만든 카페가 있다. 외양은 십자가만 없는 멋없는 개신교 교회다. 하지만 들어서면 딴 세상이다..

FEEL/국내 여행 2025.01.17

(양평) 비우고 채우는 이함캠퍼스

이함캠퍼스는  연못을 중심으로 카페, 전시장, 야외 조각, 에술가들의 레지던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 문화 공간처럼 보였다. 매표소부터 대부분의 건물이  안도 타다오풍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루어진 단순하지만 멋진 건물들이다. 메인 전시장은 전시 준비 중이고 삼각형처럼 생긴 별도 전시장에서 조선 목가구를 전시하고 있다. 소반, 뒤주, 반다지, 약장 들로서 어릴 때 봤을 만한 눈에 익은 조선 시대 목가구들이다. 생활 가구로서 장식은 별로 없지만 소박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친근하다. 이함캠퍼스는 단추 공장을 하시는 분이 지었다는데, 세심하게 공간 배치를 하고 건물 구석에 있는 화분들도 생물을 기본으로 할만큼 인테리어도 고급스럽다. 건축 및 공간 분야에 관심이 많으시고 미적 안목이 깊으신 분 같다. 부를 일구고..

FEEL/국내 여행 2024.11.13

(예산) 광활한 코스모스가 볼 만한 아그로랜드

눈에 가득차게 코스모스가 들어온다. 이렇게 넓고 탁 트인 땅을 뒤덮은 코스모스 꽃밭은 처음 본다. 거대한 구릉지에 코스모스를 심고 구불거리는 길을 내어 그 속에 들어가면 코스모스에 묻힌다. 코스모스는 우리 주변에 흔하게 피던 성장하는 모습을 잘안다. 처음에는 프랙탈 구조처럼 생긴 가는 잎파리가 서너개 보이면서 존재를 알리고 뜨거운 태양과 함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다 여름이 꺾이면 아이들이 그리는 꽃을 피운다.  메타세콰이어 숲은 언제나 공기가 맑고 순수하다. 꼿꼿한 나무 기둥들을 보면 굴곡진 세상에서도 곧게 사는 모습을 시위하는 듯 하다. 느티나무 길, 겹벚나무 길, 왕벚나무 길을 걷다보면 나무들이 나를 감싸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래서 아그로랜드가 좋다. 약간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이것이 역설적..

FEEL/국내 여행 2024.10.17

(논산) 카약을 탈 수 있는 카페 벌곡

대둔산 기슭을 가다보면 배산임수는 아니지만 산수가 한눈에 보이는 명당에 위치해 있다. 카페 내외관은 평범하지만 산수를 감상하도록 큰 창을 내었고 그들을 편하게 볼 수 있게 의자들을 배치하였다. 커피와 케익 가격은 적당하고 맛이 있어 기본기에 충실한 카페라는 느낌이 든다.  이 카페의 남다른 특징은 카약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 타는 모습도 구경거리지만 직접 타는 재미가 더하다. 우선 구명자켓을 입고, 서투른 노 젓기지만 그런대로 가기도 하고 방향을 바꿔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맑고 시원한 물에 떠있다는 자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하천은 적당히 깊고 제법 넓어서 유유자적하기 좋다. (2024.08.28)

FEEL/국내 여행 2024.08.29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에이프레임 카페, 바우지움 조각미술관

결혼 첫 여름 휴가로 화진포해수욕장에 왔었다. 기억으론 우리나라 최북단 해수욕장이어서 바닷물이 깨끗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물은 투명하고 모래는 맑다.  햇볕이 작렬하여 피부가 뜨껍다. 신을 벗고 출렁이는 바다로 들어가자 발가락 사이로 시원한 바닷물이 밀려든다. 물이 빠질 때 발 아래 모래가 패이면서 나는 간지러운 느낌이 상쾌하다. 안이 훤히 들여야 보이는 깨끗한 물속으로 안기고 싶지만 수영복을 미처 준비를 하지않은 것이 아쉽다. 성수기임에도 의외로 해변은 한가롭다. 모래 묻은 발을 씻으러 샤워장까지 가는 길은 달구어진 모래사장으로 인해 맨발에게는 고행의 길이었다.   점심으로 정해 논 문어국밥집이 재료 소진으로 끝났단다. 한시가 조금 지났는데 예상치 못한 탓에 황당하다. 다행히 대충 찍은 근처 육전냉면..

FEEL/국내 여행 2024.08.18

(인천) 액자 같은 바다 풍경이 있는 플로레도 커피 선재도

안산에 속하는 대부도 와 인천에 속하는 선재도와 영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선재도를 지나면서 시커먼 뻘들이 나타난다. 지금이 썰물시간대인가 보다. 영흥대교 직전에 있는 플로레도 커피는 겉보기에 평범해 보인다. 뻘만 보이는 볼품없는 바다 풍경을 걱정하며 들어선 순간 출렁이는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보기만해도 시원한 청량감이 솟아난다. 3층 전망이 가장 맘에 들기도 하지만 전망을 마치 커다란 액자처럼 만들어주는 통창이 더욱 좋다. 긴 장마에서 벗어나 폭염이지만 냉방된 방에서 보는 하늘은 푸르고 맑고 신선하다. 흰 솜처럼 부드러운 구름이 지루해지기 쉬운 공간에 활력을 주고 있다. 푹신한 소파에서 찰나적으로 무아를 즐겨본다.  아쉽게도 나름 알려진 명소인지 사람이 많아 조용하진 않다. (2024.07...

FEEL/국내 여행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