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참여하는 사진 모임의 구루가 이민우 사진전을 추천했다. 공간 구성이 아기자기한 공근혜 갤러리 전시장은 요즘 개방되어 핫한 청와대에 붙어있었다.
작가는 인제, 시베리아, 내몽골에서 자작나무의 사시사철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선처럼 곧게 뻗은 은빛 흰색 줄기들이 숲을 에칭하듯 날카롭다. 푸르름 속에서, 어둠 속에서, 붉은 단풍 속에서, 흰 눈 배경에서도 은빛 흰색은 변함없는 굵기로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강렬하게 잘 찍은 사진들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을 여러번 지나쳤지만 정작 가 보진 못했다. 도심 속의 한적한 공간이 우선 마음에 든다. 야외 전시장에 조성된 옛 물방아간과 근대 상점들 그리고 안에 전시된 소도구들이 아련한 기억들을 소환한다. 하루, 일년, 일생을 주제로 한 세개의 실내 전시관에서 우리의 생활 민속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개인이 살아 온 길들이 각기 다르고 좁아도 민속이라 대부분은 보거나 들어서 익숙하다.
상여는 아직도 꺼림직하다. 요즘이야 볼 수 없지만 어릴 적 동네에서 가끔 상여가 나갔다. 추상적인 죽음이 무섭다기 보다는 망자의 실체를 대면하기가 더 겁난다. 이제는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의미를 헤아려야 할 나이가 아닌가? (다녀 온 날 :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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