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해외 여행

(스라랑카) 캔디 와 누와라엘리야

felixwoo 2025. 6. 20. 18:27

묵은 호텔은 마하웰리강을 보고 있다. 아침에 강 주변을 산책하다 급히 도망가는 동물이 있었다. 아들이 재빨리 사진을 찍어 챗지피티에 물었더니 몽구스라 한다. 손 안의 휴대폰이 별 일을 다한다.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마하웰리강 주변에 있는 페라데니야 식물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물원중 하나로서 면적이 너무 넓어 전동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들어서자 건강하게 자란 거대한 잔디밭이 인상적이다. 4,000 여종의 다양한 열대 목본식물들이 있는데 하나 같이 우람하고 견실한 거목이었다. 꽃이 나폴레옹 모자처럼 생긴 나무도 있었고, 어떤 잎은 비벼 부수면 익숙한 향기가 나기도 했다. 대나무들이 울창하게 조성된 숲도 있고, 세계 저명 인사들의 기념수 구역도 있었다. 박쥐가 열매처럼 매달린 나무도 있었지만, 백미는 왕립 야자수거리로 높고 곧게 뻗은 야자수들이 인상적인 길이다. 

 

페라데니야 식물원은 스리랑카의 풍부한 식물 다양성과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장소다. 마침 페라데니야 식물원 정문에 특이한 이곳의 예복을 입은 신혼부부가 있어 기념 사진을 청했다. 

 

 

누와라엘리아로 가는 고불고불한 길은 산악지대의 연속이었다. 중간에 두개의 폭포와 호수가 보이는 전망대를 들른 후 드문드문 산 등성이에 차밭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 보성 녹차밭은 관리가 잘돼 그곳이 차밭임이 선명했지만 이곳은 자연과 혼재된 듯 하다.

 

영국인들은 이곳에 처음에는 커피를 재배하였지만 병해로 전멸한 후, 차나무를 인도에서 가져와 심어 성공하였다 한다. 차 재배를 위해 인도의 타밀족을 대거 이주시켰는데 후에 스리랑카는 이들과 내전을 치르는 홍역을 치뤘다.

 

한 차 재배회사에 들러 홍차 가공 공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시음도 했다. 차는 산지, 가공 방법, 가향 여부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누와라엘리야 차는 섬세하고 맑은 맛과 풀잎 향이 특징이라 한다. 동양에서는 발효차의 우려낸 빛깔때문에 홍차라 하지만 서양에서는 찻잎의 검은색때문에 블랙티라고 부른다.

  

 

 

누와라엘라야는 해발 1,800m정도의 고지대여서 연중 섭씨 16도로 다른 지역보다 서늘하다. 식민지 시절 고위직 영국인들이 휴양지로 이용한 탓에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 양식과 정취가 남아있다. 

 

 

빅토리아 파크는 다양한 식물과 꽃을 감살할 수 있는 공원이다. 캔디의 페라데니야가 나무 중심의 식물원인데 반해 이곳은 식물과 꽃이 중심이다. 아침에 우람하고 잘 정돈된 페라데니야 식물원을 본 탓인지 모든 게 허술해 보인다. 그래도 시민들 접근성이 좋은 공원인 듯 공원 내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가족이 보였다.

 

 

오후 늦게 호텔에 당도해 방을 점검하니 이곳은 기본적으로 에어컨이 없다 한다. 이곳 무더위에 시달려 온 탓에 의아했지만 곧 이유를 알았다. 약간 한기를 느끼며 오랫만에 수영을 했다. 밤부터 기온이 떨어져 추웠다. 설치된 조그만 히터를 키고, 직원이 가져다 준 보조 히터도 작동시켰지만 서늘하다. 침대에 들어 이불을 단단히 챙기니 견딜만 하다. 한여름에 솜이불을 덮고 잤던 오대산이 떠올랐다.

 

다음날 누와라엘라야를 떠나며 길이 13km, 폭 200m, 깊이 100m인 그레고리 호수를 멀리서 보았다. (다녀 온 날 :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