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행진, 내 마음의 풍차, 가족, 상도, 깊고 푸른 밤 그리고 몇 편의 단편소설들. 나열해 보니 최인호씨의 소설을 꽤 읽었다. 젊은날 인기작사 시절, 누군가 최인호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무 가볍고 통속적으로 쓰시는 게 아닙니까?’ 이에 저자는 ‘저는 젊은 나이에는 젊은 나이답게 쓰고, 나이가 들면 나이답게 쓰려 합니다.’ 그런 저자도 육십이 넘었다. 이 소설은 암과 치열하게 싸우며 써내려 갔다 한다. 이런 상황이 이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3 일간의 얘기다. 첫날. 아침 7시 자명종 소리에 깬다. 토요일 휴일이다. 낯익은 침실이지만 여러가지 상황은 낯설다. 몸에 밴 익숙함이나 기억과 다르다. ‘이는 아마도 가족의 행복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정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던 한 가장이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