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하면 차밭이 떠오른다. 대한다원 진입로에 도열해 있는 키다리 삼나무를 보니 19년 전 옛 기억이 희미하게 났다. 이젠 입장료를 받는 테마파크가 되어 넓은 다원 전체가 공원화 되었다. 기다랗고 둥그레한 차밭 고랑이 부드럽고 평온하다. 새순을 따서 잘근 잘근 씹으면 씁쓸하지만 청량한 뒷맛을 남긴다. 바다전망대를 목표로 왼쪽 길을 택했다. 편백나무 숲 사이로 산딸기 열매가 지천에 깔렸다. 바다 전망대에서는 눈높이로 남해 바다가 은은하게 보이고 아래로 편백나무, 대나무가 섞인 울창한 숲이 중간에 보인다. 그 아래로 마치 등고선 같은 부드러운 곡선의 다원이 레게머리 고랑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푸른색과 초록색의 농담으로 그려진 멋진 풍경화다. 봇재다원은 다원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대한다원처럼 밭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