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아래로 낮게 보이리라 여긴 바다가 떠있다. 이건 순 내 착각이었다. 바다는 그저 수평으로 있을 뿐이다. 스르렁 거리는 바다는 내 속을 스멀거리게 한다. 뭍에 익숙해진 몸은 기반이 움직이는 바다가 불편하다. 거부할 수 없는 움직임, 에너지, 기, 힘. 뭐라 부르든 끝 없는 곳에서 울렁이며 오는 거대한 파도는 언제나 두려움을 준다. 나와는 다르게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위한 해변이기에 서피비치다. 철 지난 바닷가에는 시설들이 뒤집혀 있거나 묶여져 있다. 하지만 적막감이 있는 해변은 한가해서 좋다. 어떤 이는 번잡함을 찾고 어떤 이는 조용함을 찾으니 정답처럼 보여도 정답 없는 게 삶이다. 휴휴암은 초입부터 번잡했다. 왼쪽 해변으로 있는 기다란 바위가 마치 해수관음상이 누워 있는 듯 하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