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유역의 넓은 공간을 갈대로 채웠다. 키보다 큰 누런 갈대사이로 미로처럼 길이 여러개 나있다. 가장 한가해 보이는 선착장 쪽을 택했다. 강물이 뭍에 부딪치는 소리가 냉량한 날씨와 어울어 청량하게 들린다. 운항이 중지된 선착장에는 배는 보이지 않고 금강의 넓고 거대한 물줄기가 꿈틀거리며 유유히 흐른다. 갈대와 억새를 구분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갈대는 수분이 많은 습지에서 자라고 먼지털이 같은 꼭대기 열매가 짙은 누런 색을 띠지만 억새는 산, 언덕에서 자라고 열매가 밝고 가벼운 베이지색에 햇빛을 받으면 우아한 색깔과 멋을 발한다. 바람에 갈대가 흔들릴 때 임금님의 비밀을 누설한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이렇다.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어 혼 쭐이 난 적 있는 미다스 왕이 이번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