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산수목원은 높지 않은 삼선산 계곡에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다양한 식물들이 깔끔하게 자라고 있고, 이름표들도 정성스럽게 관리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교육 장소로 좋은지 노란 버스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거기에 무료라니… 초여름 햇볕이 뜨겁고 공기는 무덥다. 길 가에는 큰 나무들이 드물어 온 몸으로 땡볕을 맞으니 금방 지친다. 지금은 흰 수국 길이 절정이다. 좁은 길 양쪽으로 탐스러운 하얀 수국 꽃이 몽실몽실하게 피어 있다. 작은 꽃들이 모인 둥그런 송이들이 수북하게 피어 있다. 꽃은 순수한 흰색이지만 화려와는 거리가 있는 수더분함이 느껴지는 흰색이다. 육 년 전 겨울에 아미미술관에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성에 낀 유리창으로 보이는 헐벗은 담쟁이 덩굴과 삭막한 겨울 풍경이 겨울예술을 대변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