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5

(청주) 청남대

십여 년 전에는 먼 외곽 주차장에 차를 두고 셔틀 버스로 청남대에 들어간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여름이었고 짙은 녹음 사이로 난 흙길를 여유롭게 산책하며 다람쥐도 보고 넓은 잔디(골프장)에 앉아 쉬던 좋은 기억이 있었다. 지금은 청남대에 주차할 수 있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고 야외 무대에서 가요 공연이 있는지 고음이 귀를 찌른다. 정적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젓하기를 기대했었는데... 넓은 잔디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고 여기저기 건물과 시설물도 많아졌다. 아직 단풍이 들지않았음에도 조용하고 한가롭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처음 보는 탑 전망대로 향했다. 오각정 둘레길은 포장이 되어 흙이 주는 부드러움이 사라지고 가벼운 비탈길은 나무 테크로 변신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주려 했겠지만 좋아보이진 않는다..

FEEL/국내 여행 2023.10.27

(세종) 조천연꽃공원 그리고 (청주) 흥덕사지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읍 중 하나인 조치원에는 조천이 흐른다. 조천에 조성된 연꽃공원은 연꽃 하나만 있어 심심하긴 하지만 그러한 동질적 단순함이 좋다. 후덕한 꽃과 잎들 그리고 야무진 꽃밥, 혼탁 물에서 순수를 만드는 연꽃은 부처가 이룩한 내재화된 믿음과 케노시스를 닮았다. 한 여름 뙤약볕 속에서 꽃을 피우니 연꽃 관상은 언제나 무더위와의 싸움이다. 이리 저리 이어진 연꽃 사이 테크길를 걷다보면 난간이 주는 폐쇄감이 항상 아쉽다. 광장 테크 만이라도 난간을 없애면 시원할텐데… 흥덕사는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로 인쇄한 ‘직지’를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절터만 있고 금당과 석탑만을 복원하였다. 흥덕사지에는 인류 문명사에 중요한 발명인 금속활자를 홍보하고자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있다. 1377년에 간행된 ‘..

FEEL/국내 여행 2022.07.14

(청주) 문화제조창 그리고 오창 호수공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보러 왔는데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 휴관이란다. 코로나가 발생한 이래로 모든 공간들이 영향을 받는다. 과거에도 허탕친 사례가 있어 꼭 확인하겠다 다짐했으나 또 무심했다. 할 수 없이 주변이나 볼 수 밖에… 전매청 연초제조창을 복합 문화단지로 개조한 이곳은 청주의 문화 메카인듯. 국립현대미술관과 붙어 문화제조창 본관이 있다. 이 건물내에는 한국공예관이 있는데 며칠 후 개최될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준비 중인 듯 문이 닫겨져 있다. 이래저래 날짜를 잘못 맞혔다. 하지만 독특하고 근사한 브런치 하우스를 보니 위안이 된다. 오면서 근처 오창 호수공원을 들렀다. (다녀 온 날 :2021.09.01) ***

FEEL/국내 여행 2021.09.02

(청주) 이팝나무길

긴 하천 뚝방길에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심었다. 직선 포장도로라 운치가 없고 차량이 가끔 지나가니 긴장을 놓을 수도 없다. 이팝나무 꽃은 상층에 피어 키 높이에선 풍성한 흰 꽃의 아름다움이 실감나지 않는다. 꽃 향기는 너무 옅기도 하지만 후면에 핀 짙은 아카시아 향에 묻혀버렸다. 꽃이 쌀을 닮아 이밥나무로 불리우다 이팝나무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이팝나무하면 죽은 북한 권력자가 생각난다. 조금만 고생하면 뜨거운 고깃국에 이밥처럼 풍성하고 흰 쌀밥을 실컷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던가. 나란히 흐르는 하천 건너편에 자전거 도로가 있다. 그곳에서 이팝나무길이 온전히 보인다. 하천에는 각종 생물이 풍부하다. 물고기를 노리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얕은 물에는 이름 모를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꽃을 피웠다. 주홍색이 현..

FEEL/국내 여행 2021.05.12

(청주) 청토청꿀 메밀꽃 그리고 상당산성

충청도에서 넓은 메밀 꽃밭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일 킬로정도 더 들어가는 청토청꿀 농장으로 가는 길은 험했다. 비포장 길이 장마로 패어져 차 바닥이 부딪친다. 되돌아 나오려 애쓰다 귀인을 만나 무사히 도착했다. 메밀은 꽃 커녕 키가 한 뼘정도 자랐다. 작년에 본 정보의 날짜와 일치하지 않는다. 아마 해에 따라 심는 날이 다른 가 보다.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즐길 수 밖에… 양봉을 위한 메밀 밭이다. 농장 둘레로 벌통이 여기저기 놓여져 있다. 가끔 벌들이 들러붙어 온 몸을 기어 다닌다. 다리의 깔깔한 생소한 느낌은 견딜 만 하지만 귀 근처에서 앵 거리면 놀라 도망치기 바쁘다. 상당산성은 지역 방어 요지로 역사가 깊지만 지금의 것은 조선시대 건축물이다. 산성은 원형으로 산등성이를 둘러싸고 세 개의 ..

FEEL/국내 여행 202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