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라온 대관령 목초지에 덮혀진 눈풍경들이 무척 아름다웠다. 폭설이 내린 후 일주일간 강추위가 이어졌지만 목초지에는 눈 흔적도 없다. ‘선지자의 말을 믿고…죽을 둥, 살 둥 왔는데 아무 것도 없잖아’ 장기하의 노래가 저절로 읆조려졌다. 나무가지의 눈이 바람에 날리고 햇빛에 녹듯 목초지 위도 녹았나 보다. 능선에 오르니 강풍으로 귀와 코가 시럽고 눈을 뜰 수가 없다. 정신이 다 없다. 풍력 발전기가 괜히 이곳에 서 있는 게 아니었다. 머플러로 모자와 귀를 감싸니 그나마 살 것 같다. 강추위에 카메라는 배터리가 다 됐음을 알린다. 완전히 채워 왔는데. . . 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추수한 초지들은 밝은 누런 카페트처럼 푹신하게 보인다. 나즈막한 목재 펜스들은 부드럽게 이어지며 목장을 구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