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아니면 안된다’ 보다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무인양품의 철학을 다져낸 세계적 디자이너 ‘하라 겐야’의 인터뷰 기사에 공감했다. 마침 그가 주도하는 미래의 주거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하는 하우스비전이라는 전람회가 진천에서 열리고 있었다. 사전 정보가 없어 비싼 입장료에 순간 당황했다. 온 길이 아까워 그만한 가치를 기대하며 표를 끊었다. 결론적으로 대단히 실망했다. 거창하게 농(農)을 테마라 했지만 목재를 사용하고 식재료를 생산하는 자그마한 텃밭이 있는 젠 스타일의 주택 몇 채와 레스토랑이 전부다. 요사이 흔한 잘 꾸며 논 카페와 전원 주택 모델하우스를 본 느낌이랄까. 그냥 볼 만 하지만 비싸게 주고 볼 만 하지는 않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 증평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사이 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