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세고 한랭한 북서풍이 몹시 불더니 메타세콰이어 잎들이 주차장 바닥에 눈처럼 쌓였다. 타이어, 신발 바닥에도 눈처럼 붙었다. 어둡고 짙은 나무 줄기 위 꼭대기에만 잎들이 남아 연하고 밝은 누런 빛을 튕기고 있다. 메타세콰이어 휴양림이라 불리울 만큼 메타세콰이어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높고 넓고 많고 하더라도 세계의 것과 비교하면 가끔 머쓱해지곤 한다. 하지만 우리의 것은 소박함이나 아기자기함에서 그나름대로 아름다움이 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예전에 졸졸 따라다니던 하얀 스피츠는 보이지 않는다. 당시는 집까지 쫓아올까 염려스러웠지만 보이지 않으니 섭섭하다. 어릴 적 기르던 정든 스피츠와의 생이별 그리고 뜻밖의 조우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려온다. 정을 뗀다는 것이 얼마나 먹먹한 일인가. 빈틈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