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음악

(음악회) 미샤 마이스키 & 드레스덴 필하모니 공연

felixwoo 2008. 6. 20. 11:39

오늘 따라 회사 일이 꼬여 심란한데 가려니 맘이 편치 않다. 그래도 시간상 여유 있게 도착하니 조금은 느긋하다.

 

드디어 연미복을 입은 75살의 노장 지휘자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 가 등단했다. 뜸을 들일 새도 없이 연주로 돌입한다. 이 노장의 특색이다.

 

베버의 오베른 서곡 곡명으론 아는 듯 했는데 들어보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드레스덴필하모니의 힘이 나를 누른다. 연주자만 백 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인데도 어떨 땐 마치 혼자인듯 도도하게 소리를 내다가 서로의 소리가 합친 하모니는 힘에 넘치지만 한없이 부드럽다.

 

첼로의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협연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은 환상적이었다. 보헤미안 멜로디에 영향을 받았다는 이 곡은 묵직한 오케스트라의 이니셔티브로 시작했다. 대악단의 휘감기듯 소용돌이치던 순간 미샤 마이스키의 묵직한 첼로의 활이 내려치듯 가세했다. 비주얼로서도 감동을 준다. 첼로라는 악기는 음의 높낮이가 제한되어 독주로 연주하기엔 제약이 많다고 들었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내가 듣고 기억하는 유일한 독주곡이다. 그에 비해 첼로 협주곡은 드물게 있다첼로의 묵직한 소리는 안정감을 준다미샤 마이스키는 일당백의 장군이 되어 오케스트라를 상대하기도 하고 프룻, 오보에와 이중창을 하기도 한다. 신의 소리를 신의 경지에 다다른 사람들이 연주하는 듯하다. 경의스럽다. 첼로협주곡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커튼콜이 5차례나 이어졌다. 중간에 미샤 마이스키의 첼로 소품 독주가 있었다.

 

베토벤이 운명은 이렇게 온다고 했다던가? 잘 알려진 모티브 단속적인 세 음절이 귀에 익은 곡이다. 하이파이 오디오로 여러번 감상하였지만 실 연주로 듣기는 처음이다하이파이의 한계를 절실하게 인식시킨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악장은 2악장 알레그로 모토다. 2악장의 모티브를 홀로 힘차게 차고 나오는 금관악기가 궁금했는데  호른같다. 어느덧 나는 속으로 내 운명이 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다이 운명이 내 운명을 바꾸는 서주가 되길 빌었다. 내가 원하는 운명으로 말이다. 적어도 이순간만큼은 감동에 넘치는 운명이다. 장중한 연주가 끝나자 전보다 더 큰 우레와 같은 커튼콜이 수 차례나 이어졌다. 숲 속을 흐르는 맑고 물줄기처럼 경쾌하고 밝은 감사의 연주가 있었다.

 

갈 때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속으론 새로운 운명을 기대했다.  

 

굳모닝 미샤 마이스키 & 드레스덴 필하모니

 

[자료]----------------------------------------------------------------------------------

 

Dresdner Philharmonie

지휘 :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 (Rafael Frühbeck de Burgos)
협연 :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슈타츠카펠레와 더불어 음악의 고도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로 1870년에 창단되었다. 브람스, R.슈트라우스 등이 자신의 곡을 초연하였으며, 헤르베르트 케겔, 쿠르트 마주어 등 수많은 거장이 오케스트라를 거쳐 갔다. 현재 우리 시대 거장 중의 한 사람인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Rafael Fruhbeck de Burgos)가 상임을 맡고 있으며, 특이 독일 음악의 정통 해석으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을 하게 되는 첼리스트 미샤마이스키는 이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로 손꼽히는 연주가이다. 그의 연주는 전공자에게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으며, 부드럽고 서정적인 음색이 마이스키 연주의 특징이다
.
이번 공연에서는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을 선사할 예정으로 한 번의 연주로 평생에 간직하고 싶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공연이다
.
오케스트라 홈페이지:
www.dresdnerphilharmonie.de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국립가극장)와 더불어 음악의 고도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로 1870년에 창단되었다. 처음에는 공연장의 이름을 따서 게베르베(‘공장’ 이라는 뜻)오케스트라로 불리다가 1915년부터 드레스덴 필하모니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명문 오케스트라답게 수많은 거장들이 이 악단과 함께 하였다.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작, R. 슈트라우스 등이 자신 의 곡을 지휘 하였으며, 1934년부터는 파울 반 켐펜, 카알 슈리히트가 음악감독을 맡았고, 1945년 이후에는 쿠르트 마주어, 귄터 헤르비히, 헤르베르트 케겔, 미셸 플라송 등 많은 거장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였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현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상임인 마렉 야노프스키가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2003-4년 시즌에는 거장 라파엘 프뤼벡 데 부르고스가 객원 지휘자로 있다가 2004-5 시즌부터 드레스덴 필하모니의 상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장 쿠르트 마주어 역시 드레스덴 필하모니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여 현재 계관지휘자(Laureate Conductor)로 칭송을 받고 있다. 음반은 주로 베를린 클래식(Berlin Classics)에 많은데, 특히 헤르베르트 케겔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 파울 반 켐펜 지휘, 빌헬름 켐프 피아노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 23(DG), 루돌프 마우어스베르거가 지휘하고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과 함께한 바흐 칸타타 등은 길이 빛나는 명반이다. 드레스덴 필하모니는 공연장으로 유명한 쿨투어팔라스트(문화궁전)에서 연 80회 이상의 연주를 하고 있으며, 드레스덴 시민의 자랑거리로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

Program

 

베버 <오베론> 서곡       Weber Overture of Oberon, J.306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Dvorak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Be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 Op.67

 

'ENJOY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Audio) Speaker Cable Kimber 8TC   (0) 2008.11.13
Bob Marley  (0) 2008.09.30
(뮤지컬) 그리스  (0) 2008.03.31
(음악회) 임동혁 피아노 리사이틀  (0) 2008.03.04
Buddha Spirit  (0) 2008.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