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읽기

스티븐 레빗 / 슈퍼 괴짜경제학

felixwoo 2010. 3. 9. 15:52

인도 여성들의 불평등 및 차별은 아주 심한 것이었다. 인도는 여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참금과 성별낙태를 법으로 금지하고, 소액금융사업, 콘돔보급 사업 등 다양한 것들이었다. 이들 프로젝트는 대부분은 번거롭거나 비용이 많이 들고 명목적인 성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여성의 삶이 개선되었는데 이에 공헌한 것은 뜻밖에도텔레비전이었다. TV가 많은 시골 주민들에게 최초로 외부 세계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 것이다.

 

세계가 현대로 진입하던 당시 대도시는 말들로 가득 찼다. 인구 17명당 1마리 꼴이니 말들이 일으킨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마차 사고, 마차와 편자 소음, 죽은 말 처리 그 중에서 골치거리는 말이 하루에 배출하는 일평균 11킬로그램의 똥이었다. 엄청난 말똥은 치울 엄두를 못내고 길에 쌓여만 갔다. 악취, 파리, 쥐 등이 시민 건강을 위협했다. 그러나 돌연 문제가 사라졌다. 정부가 엄명을 내려서도 신이 개입한 것도 사회 정화운동도 아니었다. 자동차의 출현이었다.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눈앞에서 도출되지 않는 경우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기가 쉽다. 그러나 역사는 그러한 가정이 틀렸음을 거듭 보여 준다. 사람들의 행동방식은 훨씬 더 다양한 가치관과 선호에 의해 의도되기 마련이다. 우리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고치거나 변화시키길 원한다.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일반대중이 접하는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마치 예언자처럼 소개된다. 주식시장이나 인플레이션, 이자율의 향방을 확실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예언자 말이다. 그러나 근래에 우리 모두가 목격했듯이, 그러한 예언들은 대개 무의미하다. 미래 예측능력을 믿는 것은, 그리고 예측의 정확도가 얼마나 낮은지 금세 잊어 버리고 마는 것은 인간이 본래 지닌 속성의 일부인 것 같다.

 

수요공급 법칙은 때로 입법자들이 만든 법령보다도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국에서 매춘이법으로 금지되었을 때, 단속의 화살은 대부분 매춘업소가 아니라 매춘부들을 향해 겨눠졌다. 이는 상당히 보편적인 현상이다. 다른 불법시장에서도(마약, 무기) 단속 당국은 대부분 물건이나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급자를 처벌한다. 그런데 공급자를 처벌하고 통제하면 해당 물건이나 서비스가 부족해져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한다. 그러면 더 많은 공급자들이 시장에 들어오게 된다. 왜 사람들은 사용자 처벌을 지지하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나쁜 행위를 범한 평범한 사람인 사용자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자는 악마로 몰기가 훨씬 쉽다.

 

9/11 테러가 일어나고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불과 삼개월 만에 천명이 증가했다. 이는 비행기대신 자동차를 이용했고, 알코올 남용과 외상 후 스트레스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것이 무엇보다도 교통사고 사고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물 넘침 효과는 끝이 없을 정도다. 새로 바뀐 비자규정으로 수천 명의 외국인 대학생 및 교수들이 미국에 들어 올 수 없었고, 경찰자원이 테러 대비에 지나치게 배치되는 바람에 다른 부문들은 소홀해 질 수밖에 없었다.

 

더 훌륭한 의사들의 환자들이 사망률은 더 높을 수 있다. 왜 그럴까? 주로 병세가 심각한 환자들이 최고의 의사를 찾는다는 것이 그 한가지 해석이 될 수 있다. 의료결과만 보고 의사의 능력을 가늠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 있다.

 

바로 우리 각자가 위험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고독하다는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을 목격한 다수의 목격자가 존재할 때 그들의 존재 자체가 사건에 대한 개입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방관자 효과의 가장 전형적인 실례로 인용될 만큼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 yes24 책 소개)

 

마약판매상, KKK, 범죄율 통계 등 그 어떤 경제 교양서에서도 다루지 않던 독특한 소재들을 제시하고 그 속에도 놀라운 경제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여주었던 『괴짜 경제학』의 스티븐 레빗. 그의 신작인 『슈퍼 괴짜 경제학』은 이전보다 더욱 괴짜스러운 소재들을 통해 경제 현상을 탐구하는 과정을 수록한 책이다.

 

이 책은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들의 보험 가입, 오럴섹스 가격의 변화, 교사들의 IQ가 떨어진 이유, 사람을 죽인 의사들의 잘못된 관행 등과 같이 얼핏 보기에는 경제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사건들 속에서 경제원리들을 찾아내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에 대해 우리가 으레 갖게 마련인선입견을 보여주고, 그것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밝힌 다음, 그 소재들 이면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힘을 보여주기를 시도하는 이 책은딱히 경제학이라고 말하기 어려운것들을 통해서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마음을 바꾸는 방식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시장과 가격에 관련된 경제학적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는경제학을 넘어선 경제학을 제창하는 저자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는 차별받는 인도 여성들의 삶을 해방시킨 의외의 물건을 실제로 찾아 나서는가 하면, 산모와 신생아들을 산욕열로 죽게 한 뜻밖의 범인을 추적하기도 한다. 통계를 통해 음주보행과 음주운전의 위험도를 비교하는가 하면, 각종 실험 사례를 들어 인간이 얼마만큼이나 이타적인 존재인지를 밝히기도 했다.

 

수많은 통계와 실험들로 선입견을 깨뜨리고 사건들간의 생각지도 못했던 복잡한 연관관계의 실마리를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근거 없는 선입견을 무너뜨리고 사태를 투명하게 바라보고 효율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경제학의 또 다른 힘과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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