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읽기

자유 / 조너선 프랜즌

felixwoo 2011. 7. 20. 16:17

 

현재 미국의 중산층이 느끼는 자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오바마가 휴가기간에 읽고는 극찬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읽었다. 734쪽에 이르는 두꺼운 단행본이다.

 

이하 예스24시에 나온 줄거리와 소개글을 인용한다.

 

소설은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 주의 오래된 도시 세인트폴에 사는 중산층 가정, 월터와 패티 버글런드 부부와 그들의 자녀 제시카와 조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가정적이고 충실한 남편 월터는 다국적 기업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젊은 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자연보존협회로 옮긴다. 대학시절 그와 만나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전업주부 패티는 완벽한 엄마와 따뜻한 이웃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안정적인 가정 안에서 각자의 몫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의 시작과 함께 버글런드 가족은 이웃들에게 미스터리한 존재로 전락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 조이는 아버지인 월터와의 갈등을 견디다 못해 여자 친구가 사는 옆집으로 들어가 살고, 월터는 자연을 파괴하는 석탄 산업계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되었으며, 패티는 이웃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노의 화신으로 돌변했다. 도대체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도입부에 묘사된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외부인들의 눈에 버글런드 가족이 어떻게 비치는지 보여준 하나의 장치이다. 곧 이어지는패티의 자서전을 통해 그녀가 어린 시절 부모와 형제자매들로부터 받은 상처, 월터와 그의 룸메이트이자 매혹적인 록커 리처드를 처음 만난 대학 시절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패티가 리처드를 흠모했던 과거 등 이 가족 구성원들의 실제 모습과 이면이 낱낱이 드러난다. 책 속에 언급된 《전쟁과 평화》 속 주인공들의 삼각관계처럼, 작가는 패티와 월터 그리고 리처드, 이 세 사람의 관계가 시대의 변화를 겪으며 변해가는 모습과 주인공들의 생각과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담아낸다. 거기에 십대 때부터 이웃집 코니와 성관계를 맺어온 아들 조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통해 두 세대에 걸친 젊은 날 사랑과 성(), 결혼의 각기 다른 의미를 그린다. 패티의 과보호 속에 자란 조이의 반항, 가족 간의 불화는 곧 패티에게 우울증을 가져오고, 월터가 빈 헤이븐이라는 회장 밑에서 일하며 멸종 위기에 처한 청솔새(표지 사진)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결혼의 언약과 성적 자유 사이에 갈등하던 패티는 순간적인 실수로 월터의 절친 리처드와 불륜을 저지르는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3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이 시대의 사랑과 결혼, 진정한 자유의 갈망과 책임을 그렸다. 중년 부부의 위기, 세대 간 갈등, 십대의 성적 욕망과 스릴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고, 인간과 자연, 제국의 무거운 짐 등 웅장한 주제들을 고찰한다. 작가는 복잡 다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고 고뇌하는 작중 인물들의 실수와 기쁨을 통렬하게 묘사하며, 잊을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초상을 그려낸다.

 

자유의 여신상에서부터 자유 민주주의, 자유 시장 경제, 언론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자유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이념이 되었다. 작가는 더없이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인물들의 개인사를 다룬 가족 드라마 속에, 저널리스트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 오늘날 사회의 면면을 ― 911 테러와 조지 W. 부시 정권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보수 대 진보, 세대 간 갈등, 성장과 분배, 개발과 환경, 구세대와 신세대의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자유의 의미를 여러 각도로 조명한다.

 

『자유』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자유는 무엇인지 묻고, 자유 또는 방종의 폐해를 밝히며, 선택의 결과에 따르는 책임을 이야기한다. 결혼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나서야 평생의 사랑은 월터 임을 깨닫는 패티의 모습은,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어떤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며, 더 나아가 가정의 행복과 책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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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친구와의 결혼을 못 이루었던 패티는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는지에 항상 의문을 갖는다. 중년에 이르러 불안정한 가정생활에 정신불안에 시달린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남편에게 투정을 한다. 자기가 못해본 불꽃을 지필 자유를 얻으려 현재를 거부하고 이탈한다. 그것은 무책임한 방종이었고 자유대신 번민과 고통을를 가져다 주었다. 하나 이미 엎질려진 물이었다. 그 물을 주어 담기 위해 6년이 흐른다. 월터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며 월터를 향한 사랑이 진정한 것임을 깨달게 된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한편의 대하 드라마를 본 느낌이다. 패티에 대한 월터의 지극한 사랑, 패티의 아들 조에 대한 코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행복한 결실을 맺는다. 요즘 즐겁게 보는 주말드라마 제목이 생각났다. ‘사랑을 믿어요.’

 

소설 속의 미국 성문화가 실제와는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모르지만 적잖게 당황하게 한다. 보편적으로 순결을 크게 중시하지 않고 섹스를 오락으로 여긴다. 결혼이란 섹스 파트너의 아이를 가질 수 있고, 섹트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을 갖는 언약이다.  이러한 생각들이 생경하기만 하다.

 

자유 (Freedom, 2010)     조너선 프랜즌 저  홍지수 역 /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