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성장 한계는 어디서 올까? 이 문제에 대해 40 여년전 로마클럽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 주요인을 가지고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환경오염’이 인류 성장의 한계를 가져올 거라 예측했다. 그 당시엔 충격적인 보고서였다. 환경오염에 대한 의식이 그리 높지 않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40 여년이 지난 지금 그 예측은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인류가 스스로 만든 문명의 병에 걸려 위험에 빠질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한 인류 의식이 높아져 탄소배출 협약같이 구체적인 국제적 움직임도 있으나 경제를 앞세운 국가간 이기주의는 미래를 걱정할 여유가 아직 없다. 오염원은 새로 만들어지고 있고, 문명과 함께 전파되고 심화되고 있다. 일부 선진국들은 과거보다 깨끗해졌다 하지만 오염원이 미개발국으로 외부화되었고 숨겨졌을 뿐이다. 내가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아도 오염된 공기는 대기를 통해 온다. 내가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더라도 오염된 물고기와 물은 대류를 통해 흐른다. 지구는 하나이며 모든 것은 다 연결되어져 있기에 누구도 그 위험을 회피할 수 없다.
저자는 인류가 만들어낸 각종 물건을 통해 인류가 자연환경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가를 추적한다. 그리곤 인류가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사는 게 옳은지 생각하게 한다. 업스트림에 있는 지금의 경제시스템, 정치시스템, 도덕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지금의 삶을 방식을 급격하게 바꾸자는 극단주의자도 아니다. 사람들이 문명을 되돌아 거슬러 살기는 어렵고 저자도 그렇게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소비자 입장에서 심사숙고해서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고, 구매한 물건은 잘 관리하고 오래도록 사용하자는 얘기다. 보통사람들이 할 수 있는 소비단계 활동은 미약하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건 끓는 물을 식히려 하지 말고 불을 끄는 것이다. 즉 다운스트림보다는 업스트림을 개선해야 한다. 물건 계획단계부터 폐기처리를 염두에 둔 설계, 비오염물질 사용, 적정한 노동환경 조성 등 실제 물건을 만드는 생산자들의 노력, 사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규제하는 정부의 역할, 지구공동체를 관리할 국제적인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게 논지다. 맞는 얘기다. 지금부터 바로 실천해야할 일이다.
(요약) YES24에서 인용
팽창하는 경제 시스템을 한정된 지구가 계속 끌고 갈 수 있을까?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우리는 성장을 해야 할까? 이 책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성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돌아가는 경제 시스템이 우리 삶을 파괴하는 생산, 소비, 폐기의 사이클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환경과 경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팽창하는 경제 시스템을 한정된 지구 안에서 무한히 끌고 갈 수는 없다. 이미 많은 측면에서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지구의 한계에 바짝 다가가 있다. 따라서 무한한 경제 성장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시스템은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벗어날 길이 있다. 무자비한 자원의 추출과 과다소비가 일으키는 환경 파괴, 경제 위기, 질병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책은 현재 우리의 소비문화가 초래한 거대한 위기에 대해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낙관을 잃지 않는다.
물건을 만들고 버리기까지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의 다섯 단계를 긴박하고 노련한 필치로 심층 분석한 물질경제 이야기.
1. 추출
*나무, 그들이 숲에 있어야 하는 이유!
연료용 나무를 제외하면, 나무로 만들어지는 제품 1위는 종이다. 단순해 보이는 종이가 삼림 황폐화를 일으키는 주요 생산품인 셈이다. 종이로 만드는 제품은 약 5,000가지나 된다. 평범한 사무용 또는 복사용 종이 1톤을 만들기 위해 어딘가의 숲에서 나무 2~3톤이 베어진다. 문제는 우리가 종이를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많이 ‘낭비’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도시 생활 쓰레기 중 40퍼센트 가량이 종이다. 이 종이들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종이를 새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숲을 벨 필요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도 40퍼센트 줄일 수 있고 말이다. 몰론 광고 우편물 같은 경우 애초에 종이를 쓰지 않는 것이 재활용보다 더 좋은 방법이다.
*금반지 하나에 들어가는 금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20톤의 유독한 광산 폐기물이 발생한다!
불행한 일은, 내 작은 반지에 쓰인 금이 어디에서 왔는지,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누가 해를 입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중고 장신구나 재활용된 금으로 만든 장신구를 사는 것, 혹은 금을 아예 사지 않는 것은 우리가 금광업이 야기하는 문제들을 심화시키지 않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전쟁범죄에 이용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분쟁 광물’은 귀한 광물이 폭력적인 분쟁을 야기하고, 그 광물에 대한 통제, 판매, 세금 부과, 보호에서 발생하는 이윤이 범죄적인 집단이나 잔인한 정권에 돈을 대거나 무기 구입 자금으로 사용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런 광물과 금속은 보통 억압적인 상황에서 채굴되며, 노동자들은 보수를 거의 또는 전혀 받지 못한다.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다. 시에라리온 내전 기간 동안 무장 저항세력은 다이아몬드 광산을 장악하고 시민들을 납치해서 다이아몬드를 캐게 한 뒤, 군대 유지 자금을 대고 수익을 얻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거래했다. 지난 20년간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자연자원 거래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전쟁범죄에 이용되어왔다. 우리가 분쟁과 내전에 돈줄 역할을 하게 되는 불상사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이아몬드를 사지 않는 것이다.
2. 생산
*지구의 후생을 위해 지금 당장 사라져야 할 물건, 알루미늄캔과 PVC!
물건들 중에 생산 공정을 개선해서 될 일이 아니라 아예 만들지도 소비하지도 않는 것이 가장 나은 것이 있다. 바로 알루미늄캔과 PVC다. 그 자체가 독성이 너무 강하고 낭비적이며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캔의 광물 자원인 ‘보크사이트’를 채굴하려면, 토착 주민과 동물들이 오랜 세월 살아온 터전을 잃고, 나무들이 베어져 나간다. 게다가 알루미늄캔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캔이 담을 수 있는 용량의 4분의 1만큼 휘발유가 필요하다. 알루미늄 제련에는 지구상의 다른 어떤 금속 가공 공정보다도 에너지가 많이 든다. 제련 공정에서 나오는 과플루오르화탄소는 가장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나 많은 열을 가둔다. 그러나 우리는 단 몇 분 만에 캔에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시고 단 몇 초 만에 빈 캔을 버린다. PVC는 다양한 재질과 형태를 하고 모든 장소에 나타난다. 가짜 가죽 신발과 지갑, 방수 비옷과 장화, 광택 나는 턱받이와 앞치마와 식탁보와 샤워커튼, 정원용 가구와 장화, 음식용기와 포장재… 뿐만 아니라 의료장비에도 쓰이고 바인더 같은 사무용품에도 쓰이며 아이들의 옷과 장난감에도 쓰인다. PVC의 생산 공정은 다아옥신을 포함해 많은 오염물질을 환경에 방출한다. 다이옥신은 사라지지 않고 환경에 잔류하는 물질이다. 상당한 거리를 이동하며 먹이사슬에 들어가 암을 유발하고 면역과 생식 시스템에 해를 끼친다.
3. 유통
*제조사를 명령하고 지휘하는 대형 유통업체와 브랜드 기업!
나이키는 운동화를 만들지 않는다. 애플은 컴퓨터를 만들지 않는다. 갭은 옷을 만들지 않는다. 이 회사들은 운동화와 컴퓨터와 옷을, 그리고 그것들을 조립할 부품을 전 세계의 여러 공장에서 사온다. 나이키, 애플, 갭 같은 회사들이 만드는 것은 브랜드이며 쇼핑객들이 구매하는 것도 브랜드다. 초점을 물건 제조가 아니라 브랜드 개발에 두기 때문에, 물건이 만들어지는 장소가 어디인지는 점점 더 상관이 없어진다. 사실, 물건을 만드는 데 실제로 들어간 재료비·인건비∼공장 운영비 등과 물건을 매장까지 운송하는 비용은, 그 제품의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제품 가격의 대부분은 브랜드 값이다. 따라서 공급망에서 비용이 절감될수록,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얻는다. 오늘날 공급망에서 명령하고 지휘하는 쪽은 이들이다. 실제로 물건을 만드는 업체들이 아니라, 유통업체와 브랜드 기업들이 무엇을 만들지, 얼마나 빨리 만들지, 가격을 얼마나 붙일지 결정한다.
*H&M의 티셔츠가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H&M은 반응시간과 속도, 즉 ‘빠른 패션’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의류는 디자인·생산·유통의 전 과정이, 그러니까 디자이너의 화판에서부터 매장의 옷걸이까지 이르는 과정이 20일 만에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제품들은 오래 입을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른 유명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H&M도 가능한 가장 싼 공급업체와 계약을 한다. 주로 아시아와 동유럽의 공장과 계약을 하는데, H&M의 거대한 규모를 무기로 납품 공장 노동자의 임금은 최대한 낮게, 납기는 최대한 짧게 밀어붙인다. H&M은 더 낮은 대금으로 치고 들어오는 다른 납품업체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가, 기존에 거래해온 업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려도 없이 더 싼 쪽으로 옮겨간다. H&M은 오늘날 유통 시스템의 초고속 운영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다.
*월마트와 ‘언제나 낮은 가격’의 진실!
실제로는 가격이 언제나 그렇게 낮지만은 않다. 이를테면 샴푸나 치약 등 인기 있는 물품을 매장의 앞쪽에 쌓아놓고 눈에 띄게 낮은 가격을 붙여 놓는다. 이런 밑지고 파는 특매품으로 유혹해 소비자가 경쟁사 매장이 아니라 월마트에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일단 매장 안에 들어오면, 사람들은 보통 다른 물건도 산다. 그런데 그 다른 물건들에는 월마트가 이윤을 남기기에 충분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또 월마트는 새 상권에서 매장을 열 때 엄청난 할인으로 다른 가게들을 몰아낸 다음 가격을 올린다. 그리고 가격표에야 얼마라고 씌어 있든, 월마트 제품 하나하나의 진정한 비용은 그보다 훨씬, 훨씬 높다. 진정한 비용은 가난한 나라들에게서 정부의 보조를 받으며 약탈이나 다름없는 낮은 비용으로 동물과 대기와 삼림과 사람들에게 끔찍한 결과를 남기면서 자원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그 다음 뜨겁고 환기가 잘 안 되는 아시아의 여러 공장에서도 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이곳에서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하루에 5달러도 안 되는 보수를 받으면서 노예처럼 일하고, 적절한 보호나 의료혜택 없이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일쑤이며,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시간외근무를 강요받는다.
4. 소비
*과다한 노동은 과다한 소비에서 나온다!
우리는 ‘일하고-TV 보고-돈 쓰는’ 쳇바퀴에 갇혀 있다. 직장에서 지쳐 떨어질 때까지 일하고 돌아와서는 TV 앞에 널브러진다. TV는 우리에게 쇼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는 광고를 쏟아낸다. 그러면 우리는 쇼핑을 한다. 그러고는 돈을 지불하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다시 직장에서 지치도록 일하고… 이런 순환이 계속된다. 그 순환은 정부, 기업이 의식적으로 결정한 결과이다.
*물건들이 점점 더 빠르게 소비되고, 새것으로 대체되고, 버려지도록 해야 한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이 개발한 계획적 구식화 전략은, 사람들이 제품을 가능한 빨리 버리고 새것을 사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를 ‘교체 주기의 단축’이라고 한다. 1회용품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정도가 아니라 ‘즉시’ 새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물건을 고안하는 구식화 전략도 생겨났다. 이제 우리는 1회용 카메라, 1회용 대걸레, 1회용 비옷, 1회용 면도기, 1회용 접시, 1회용 수저와 포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전자제품이나 가정용품은 고장난 것을 수선하기는 매우 힘든 반면, 새것은 외부화된 비용 덕분에 아주 싸기 때문에, 한숨을 쉬면서 “그냥 하나 새로 살래”라고 말하게 한다.
*소비자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는 수천 개의 상품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딸아이의 잠옷과 거실에 놓을 가구를 수많은 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지만, 유독한 난연제로 처리하지 않은 것을 고를 수는 없다. 아직도 법으로 난연처리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는 싱글, 더불, 톨, 쇼트, 디카페인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커피가 어디에서 재배되고 어떻게 운송·가공·판매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결정할 수 없다. 그러면 나와 내 가족에게 가장 싸고, 가장 쉽고,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까? 이 구매나 이 행동이 환경과 노동자와 기후와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시민 공동체 자아로서 우리는 더 넓게 생각할 수 없을까? “내가 개인 소비자로서 무엇을 할 수 있나요?”를 묻지 말고, “우리가 공동체와 시민으로서 이 문제를 완전히 고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요?”를 물어야 한다.
5. 폐기
*쓰레기 치우기, 누구의 일인가?
도시 생활 폐기물은 시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행정적으로 그 처리를 담당한다. 쓰레기 관리가 개인이 아니라 지역정부가 공적으로 담당할 문제가 된 것이다. 도시 당국은 분해 가능한 유기물 쓰레기의 처리만 맡아야 한다. 그 밖의 모든 종류의 쓰레기는 생산자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한다. 제품이나 포장재가 수명을 다해 쓰레기가 되면 그것을 만든 업체들이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폐기보다는 재활용과 재사용을 촉진하는 규제가 수반되어야 한다.
*매립장은 공기를 오염시키고 기후혼란을 야기한다!
매립장에서 방촐되는 메탄가스는 강력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도 20배는 더 해롭다. 또한 유기화합물 VOC는 두통, 어지럼증, 눈 시큰거림, 뾰루지 등의 증상이 생긴다. 많은 연구 결과가 매립장 인근 마을에서 암 발생이 증가하고 그 밖의 건강 문제들이 생긴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폐기물업계는 매립장 가스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매립장 가스가 더러운 가스라는 점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매립장 가스를 태우는 것은 천연가스를 태우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오염을 일으킨다.
*독성 쓰레기는 해외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독성 쓰레기를 배에 실어 멀리 다른 나라,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이티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 가장 가난한 나라들에 독성 폐기물을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바젤 협약은 국가간 폐기물을 수출을 금지하는 조약이다.
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2011) 애니 레너드 저/김승진 역 | 김영사
원서 : The Story of St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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