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읽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felixwoo 2012. 9. 4. 16:11

완벽하게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는 어느 날, 화가가 그려준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미모에 눈을 뜨게 되고, 이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허황된 소망을 품는다. 그러나 허황된 것이라고만 여겼던 그의 소망이 이루어진다. 도리언 그레이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고, 대신 초상화가 늙어가면서 더불어 그가 지은 죄의 흔적까지 모두 짊어지고 추하게 변해가는 것이다. 그는 죄를 짓지 않고, 타락하지 않고 외모만큼 아름답게 살아가면 언젠가 초상화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리라 믿었지만, 결국 쾌락과 욕망에 빠져들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년의 얼굴을 하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등 돌이킬 수 없는 죄악의 길로 치닫게 되는데…….(YES24)

 

도리언 그레이는 완벽한 미모를 가진 청년이다. 미를 숭배하는 화가(바질)는 완벽한 미모의 청년을 발견한다. 그가 도리언 그레이다. 도리언의 초상을 그리고 최대 역작으로 여기며 도리언에게 선사한다. 바질의 친구 귀족 헨리 경은 역설의 왕자라는 칭호답게 말로서 도리언을 쾌락과 타락의 길로 가도록 끊임없이 부추긴다.

 

도리언은 화가 바질로 인해 자신의 완벽한 미모를 인식하게 되었고, 헨리경과 친교하며    반대로 생각하고 반대를 미화하는 그의 말장난에 하염없이 수렁으로 끌려 들어간다. 결국 세상을 위선으로 가득 차게 사는 추진력을 얻게 된다. 그들 두 사람이 없었다면 순박하고 아름다운 청년은 사는 길이 달랐을 것이다.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텔레스와 영혼 거래를 하듯이. 자신은 늙지 않고 대신 초상화가 늙도록 하여 영원히 미모를 유지한다면 영혼을 바치겠노라 기도를 한다. 그것이 실현된다. 매음, 아편, 추문으로 타락한 삶은 십 수년 계속된다. 주위 세상사람들은 얼굴이 변하고 늙어 가지만, 그의 얼굴은 늙지 않고 정지되어 있다. 화가 바질은 미를 숭배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이 없어진 도리언를 안타까워하며 비난을 한다. 그 순간 자제심을 잃은 도리언은 바질을 살해한다.

 

도리언은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며 선으로 돌이키려 하지만 허영, 위선, 호기심을 벗어나지 못한다. 좌절하며 험상궂고 늙게 변해버린 자신의 초상화에 칼을 들어 찟는다. 사람들이 발견한 건 아름다운 미모의 청년 초상화와 가슴에 칼을 꽂고 누어있는 주름투성이에 쇠약하고 추악하기 짝이 없는 외모의 사나이였다.

 

무엇이든 과한 칭찬과 절대적 숭배는 본인에게 자만심을 주고 착각을 일으켜 잘못된 길로 빠지게 한다본인의 허영심도 있겠지만 주위의 부추김은 더욱 위험하다. 위험한 부추김은 모든 곳에서 보인다. 작금에서는 특히 정치, 연예, 투자, 성형에서 과하게 보인다. 그렇다면 도리언은 피해자인가? 글쎄. 그래도 중심은 본인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1890)  오스카 와일드 지음/서민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