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1막 커리어 은퇴를 했다. 당분간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했다. 그림 그리기.
묵은 희망을 펼치고자 동탄문화센터에 수채화, 유화 강좌를 신청했다.
오늘 수채화 첫 시간이다. 15명 정원에 8명이 왔다. 내가 유일한 청일점이다. 초로의 여자 한 분을 제외하곤 젊은 엄마들이다. 오리엔테이션, Ice breaking 에 이어 준비한 연필과 스케치북으로 자기 손을 그리라고 했다.
은근히 긴장이 된다. 고등학교 미술반, 대학 동아리. 그리고 유화를 몇 점을 그리곤 낙망하곤 붓을 놓았다. 그때가 20여년 전이다. 옆 사람들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으니 더욱 긴장된다.
강사가 이 사람 저 사람 다니며 지도하다 내게 왔다. 순간 숨이 멈춘다. 엄지 부분을 잘 그렸단다. 옆 엄마가 힐끔 본다. 내가 연장자고 초보자니 용기를 북돋으려 한 말인지 잘해서 그런건지 판단이 안선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시간 강의의 막바지가 되었다. 강사가 수강생이 그린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이며 평을 했다.
다른 사람들 작품을 보니 적이 안심이 된다. 내 차례가 왔다. 호평이 이어졌다. 몇 단계를 뛰어 넘어도 될 것 같다는 평이다. 내 데상 실력은 녹슬지 않았나 보다. 어려움은 색감에 있는데. . .
어째든 시작이 좋으니 기분이 좋다.
그런데 나보고 반장을 하란다. 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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