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어제 제대했다. 갈 때는 막막하더니 어느새 그렇게 되었다.
맑은 날에 출발 하여 정오 대관령에 들어서니 안개가 뿌옇다. 하늘목장에 들어서니 미스트를 뿌리듯 물안개가 서늘하다. 양, 염소, 말에 건초 먹이주기 체험을 했다. 익숙하지 않은 동물들 이빨에 긴장한다. 소시적 강아지와 장난칠때 강아지가 물어도 진짜 무는 게 아니라 간지럽게 가볍게 물던 기억이 난다. 동물도 적과 친구를 안다.
트랙터가 끄는 마차를 탔다. 한 15분간 언덕을 올라 하늘마루 전망대에 닿는다. 해발 천여 미터 고지의 능선이라 안개비가 거세다. 반팔이라 춥고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오리무중. 거기엔 분명 뭐가 있고 뭔가 일어나지만 알 수 없다. 사는 게 이와 같지 않을까?
안개 속에서 휙~휙~ 육중하고 둔탁한 물체의 움직임 소리가 난다. 허공에서 거대한 물체가 희미하게 나타났다 사라진다. 섬뜩하다. 아! 풍력발전기 날개다. 서서히 다가왔다 빨리 사라져가는 날개를 보며, 수학자들이 발견한 특이 곡선이 갑자기 생각나는 건 뭘까? 옅었다 짙어졌다 하는 안개의 농담 속에서 풍력발전기가 여기 저기 보였다 사라진다.
이것 저것 감상하며 걸어서 내려가면 코스에 따라 한 시간 이상 걸린다. 지금은 감상에 젖기엔 너무 싸늘하고 춥다. 반팔로 온 탓이다. 가장자리 숲길로 단순하게 내려오니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맑으면 맑은 대로 좋았겠지만 안개가 끼어도 나름 멋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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