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은 낯 선 곳이다. 마량리 동백숲은 외지고 후미진 길을 한참 들어간다. 바닷가 화력발전소를 끼고 도니 그곳에 있었다. 온 길은 후져도 바닷가 주차장부터 경쾌하다. 비록 높다란 격자목재 펜스에 가려 바다가 온전하게 보이진 않지만 펜스에 오르면 시원한 바다가 보인다.
올라가는 계단 양 옆으로 오래된 동백나무들이 붉은 꽃들을 은근히 보이고 있다. 동백꽃은 흐트러지게 일제히 개화하지 않는다. 피고 지고를 반복하니 피는 꽃과 지는 꽃의 수가 비슷해 화려하지도 선명하지도 않다. 거친 해풍을 견뎌내는 잎은 두툼하고 어두운 초록이다. 정상에는 정자가 있고 다시 바다가 보인다.
서천 마량리 동백슢
장항하면 장항제련소가 아련히 떠오른다. 공업시설이 변변치 않았던 시절 산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굴뚝을 찍은 흑백사진이 교과서에 있었다. 지나가며 보니 야산 봉우리에 굴뚝만 보인다. 기괴하다.
장항스카이워크는 산림욕장내 바닷가에 있다. 원형 계단을 5층 정도 올라 갔을까 스카이워크가 전개된다. 통로 바닥의 구간 구간에 그릴망을 설치하여 밑이 보인다. 투명유리였으면 더 아찔할텐데 아쉽다. 꽃샘 추위라지만 바람이 몹시 불고 춥다. 모자가 날라갈까 연신 모자에 손이 간다. 카메라도 흔들린다. 허공에서 보는 바다와 해안은 신선한 시각을 준다. 내려와 해변 모래사장을 걸었다. 하늘과 바다로 이분된 풍경을 보면 마음이 단순해지고 편안하다.
장항 스카이워크
국립생태원. 또 하나의 작은 지구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겨울이라 야외구역은 아직 생기가 없어 실내구역인 에코리움으로 갔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대분된 세계 5대 기후대별 대표 동식물을 전시하였다. 열대관은 온도와 습도가 높다.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은 크고 생김새가 특이하다. 사막관은 기온은 높으나 건조하다. 다양한 선인장과 함께 있는 사막여우와 서서 망보는 프레디 독은 하는 짓과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다. 지중해관에는 뚱뚱한 바오밥나무와 허브와 비슷한 식물들이 많았다. 극지관에는 단연 백곰과 펭킨이다. 백곰은 박제로 펭킨들은 물과 뭍이 섞인 공간에서 뒤뚱거리며 오가고 있다.
넓은 터에 훌륭한 시설로 자리 잡았지만 겨울철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 독립기념관처럼 되면 안되는데...
국립생태원
낯 설었던 서천이 친근해진다. 명소로 가는 진입로는 좁고 정비되지 않아 업되었던 여행기분이 가라앉기도 했다. 하지만 국립생태원을 비롯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있는 서천은 자연생태지역으로 특화된 곳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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