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가 목표였다. 선유도 연결 교량은 아직 공사 중이었다. 대신 무녀도에서 선유도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 했다. 하지만 없었다. 운행 중단되었단다. 대여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이삼십 분 걸린단다. 도보로 한시간 반. 대체 수단을 못 타니 그냥 가기로 했다.
무녀도 해안가 도로를 따라 걸었다. 폭염에 땡볕. 그래도 바닷 바람은 약간 불고 그늘에선 시원하다. 이것 저것 기웃거리지만 보통 바닷가에서 보는 풍경이다. 그늘 없는 길. 땡볕을 막고자 평소 안 하던 토시를 꺼내 아내와 한 팔씩 꼈다. 무녀도 내륙을 지나 선유도로 가는 멀고 거친 둑방 길을 보니 기가 질린다. 가로수도 그늘도 없는 공사중인 도로다. 다시 걸어서 올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기서 그냥 돌아왔다.
그냥 집에 가자니 허하다. 오는 길에 지인이 좋다고 한 안성 일명 노주현 카페에 들렸다. 카페를 찾아 다니지 않지만 오늘은 대안도 없고 더운 날씨에 생각하기도 귀찮다. 카페는 그런대로 아담했지만 탁한 물로 가득 찬 저수지도 그렇고 별 전망은 아니었다. 주인장과 몇 번 조우했지만 나는 그를 알아보고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비대칭 상황. 내가 어떻게 하는 게 내 정체성에 어긋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지나쳤다.
노주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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