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은 민병갈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다. 그는 귀화한 미국인으로 독신으로 살며 평생 천리포수목원을 일궜다. 우리나라 고유의 완도 호랑가시 나무를 발견하고 다국간 종자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품종의 나무들을 심은 덕에 수종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는 우리나라의 환경과 식물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했다. 훌륭한 분이다.
아직 이른 봄이라 눈에 확 들어 오는 화사함은 없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일부지만 개화한 꽃들이 많다. 해안가 동백꽃, 수선화, 붓꽃, 삼지닥나무, 설강화, 천리향, 자목련, 뿔남천 그리고 수많은 이름 모를 꽃들. 꽃은 아니라도 앙상한 가지들이 주는 멋진 고유의 수형들을 볼 수 있는 적기일 수도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바다가 보이는 수목원으로도 유명하다. 주위가 바로 천리포해변이다. 밀집된 숲과 확 트인 바다. 극단적이다. 하늘과 바다가 단순하게 이분된 구도 속에서 동백꽃을 보면 야무진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신두리해안사구는 우리나라에서 사막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사구, 사구초지, 사구습지, 사구임지 등 사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자연여건이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구지대 다. 가장 멋진 곳이 모래 언덕이다. 온전한 사구의 폭은 광각 렌즈에 겨우 담을 정도지만 그래도 좋다. 아쉽게도 사구 보호를 위해 사구에 올라갈 수는 없다. 사구 초지가 주는 황랑함이 좋다. 온통 인위적인 도시 문명에 긴장된 눈에는 이런 자연의 황량함이 위안이 된다. 단순함이 주는 편안함이다. 물을 먹어 단단한 모래 해변에 발자국을 새기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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