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19세기, 출발도 좋지 않았고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이 세기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지 알 수 없다. 왕정 복고의 그림자가 전 유럽에 드리워졌다. 모든 개혁자들 - 자코뱅 당이든 나폴레옹 지지자이든 – 은 패배했다. 절대주의와 예수회가 영역을 장악했다. 젊은이들의 이상과 빛과 18세기의 희망은 모두 재가 되었다. 나는 이 노트에 나의 생각을 모두 털어놓았다.’
코지모 동생이자 화자가 한 이 말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코지모는 자신이 원치않는 달팽이 요리를 먹으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에 반발해 나무 위로 올라간 후 평생 내려오지 않는다. 우화적인 얘기다. 코지모는 땅에서 이루어지는 기존 사회 질서에 대해 개혁을 원했다. 사회와 소통하며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방법으로 실천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남작 직위를 승계했으며 땅 위에 있는 문명 이기들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의 비문에 적혀있는 ‘코지모 피오바스코 디 론도 – 나무 위에서 살았고 – 땅을 사랑했으며 – 하늘로 올라갔노라.’ 는 말이 그의 삶을 요약한다. 그의 개혁 시도는 그렇게 끝났다. 그는 실천가였지 혁명가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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