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군홍. 처음 들어보는 근대 작가다. 그는 10대에 가장이 되어 진학을 중단하고 중국에서 광고 사업을 하면서도 꾸준히 미술에 정진해 왔다. 해방되면서 국내로 들어왔고 하던 광고 사업도 잘 되어갔지만 당대 최고 모델이었던 월북 무용수 최승희 사진을 달력에 넣었다는 이유로 좌익으로 몰려 옥고를 치렸다. 뒤이어 625 전쟁이 일어나자 앞길이 막힌 남한보다는 북한에서 기회를 찾고자 월북했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이 떠오른다. 확실성보다는 불확실성에 희망을 거는. . .
직업을 가지고 독학으로 일구어낸 그의 미술 세계는 치열함 그 자체다. 어떤 작품은 굵은 윤곽에 색을 입혀 강렬했고 어떤 작품은 색으로만 구성하여 아련한 분위기가 났다. 어떤 작품은 고흐처럼 꿈틀 거리고 어떤 것은 세잔처럼 형상을 재구성하기도 했다. 실험 정신이 깃든 다양한 화풍은 그의 치열한 집념과 열정을 반영하는 듯 하다. 이념 대결과 국토 분단으로 더 성숙할 기회를 갖지 못한 비운의 근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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