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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대가 (2012) / 조지프 스티클리츠 저 / 이순희 역

felixwoo 2024. 10. 23. 18:53

재산의 공동소유를 통해 만인의 평등을 기치로 일어선 공산주의도 결국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극복하지 못한채 스스로 붕괴되었듯이 인류 역사상 불평등은 언제나 있어 왔다. 하지만 심각한 불평등은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악화시켜  사회의 결속을 해치고 사회 불안정을 초래하여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

 

과도한 지대 추구, 금융권의 약탈적 대출, 시장의 왜곡, 세계화의 부작용을 방관하는 정치는 제 일을 못하고 있다. 경제 위기때마다 중하위 계층들이 희생양이 되는 미국은 모든 법과 규칙이 상위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1퍼센트의 나라가 되었다. 2002~2007년 상위 1퍼센트가 국민소득의 65퍼센트 이상을 거머쥐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지만 문제는 갈수록 더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꾸준히 성장해 왔으나 만인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공유했을까?  미국에서 1950~1970년 사이에 불평등이 크게 완화된 적이 있었다. 제대군인원호법 도입으로 고등 교육 접근성의 확대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제정된 강력한 누진 조세 체제 등 정부 정책상의 요인이 크게 작용한 탓이라 한다. 결국 해결책은 있으나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못한다는 말이다.

 

낙수이론은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지만 분수 경제 이론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하위 계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상위 계츷을 포함하는 모든 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생산 자동화로 안정된 중산층의 일자리는 기술이 거의 필요치 않는 하위 계층 일자리와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상위 계층 일자리 사이에서 소멸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이를 노동시장의 양극화라 한다. 중산층은 일자리를 찾아 하위 계층과 경쟁하게 되면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금이 내려가게 되어 중하위 계층은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렵게 된다.

 

젊은이들은 학교를 졸업하고도 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하여 부모의 집에 거주한다. 부족한 소득과 경제적 불안정은 결혼을 하지않고 동거하는 결혼 관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거기에 학자금 대출을 받은 사람중 상환 능력을 상실하면 빚쟁이로 몰리고 파산선고를 해도 탕감되지 않고 영원한 빚쟁이가 되도록 법제화하여 부실한 교육의 유인이 되었다.

 

현대 경제에서는 정부가 게임의 규칙을 결정하고 집행한다. 시장은 법률 및 규정 그리고 제도에 의해 만들어진다. 오늘날 존재하는 불평등의 대부분은 정부 정책이 낳은 결과다. 정부는 상위 계층에서 중하위 계층에게로 돈을 이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  

 

경쟁은 이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것을 막는다. 경쟁은 막대한 독점 이윤과 경영진의 과대한 포상 지급을 저지한다. 임금은 노동자들이 제공한 노력에 대한 보상이지만 독점권을 가지고 얻는과도한  '지대 추구'가 문제가 된다.

 

강력한 노동조합은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지만, 노동조합의 역량, 기업 지배 구조의 효율성 혹은 통화 정책의 집행 등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정치가 있다.

 

금융자유화, 교역의 세계화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을 희생시킨 대가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다. 전염병의 기본적인 대처법은 격리이듯, 지역 실정에 맞는 대처법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 사회에서 중산 계층을 빈곤층으로 하락 시키는 주요 요인은 실업과 중병이라 한다. 저자는 불평등의 해결책으로 여러가지 경제 개혁 어젠다와 정치 개혁 어젠다를 제시하지만 중요한 두가지로 요약한다면 하위층 자녀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여 계층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강력한 소득 누진세를 시행하여 보편 복지를 강화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에필로그) 8 년전 별 생각 없이 읽었지만 지금 읽어보니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내가 최상층이 아니면서, 내가 지닌 재벌, 노동조합, 세계화를 보는 시각들이 최상위층들이 만든 이론에 길들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끄럽더라도 임금 투쟁을 통해 적당한 수익 분배는 필요하고 재벌은 탐욕을 자제하고 사회 기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가 제 일을 해야한다.

 

언젠가 부터 '약자에 유리한 것이 선하다' 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이니 무력감만 쌓인다. 이제는 사회 모순, 부조리보다는 인간, 자연, 우주의 역사 및 원리를 좀 더 이해하다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