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뒤피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당시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흐름 속에 살았지만 특정 화풍에 고정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를 ‘기쁨의 화가’이자 ‘위대한 색채주의자’로 부른다. 스케치 없이 면 분할하듯 배경을 대충 칠하고 컬러풀한 윤곽을 그리고 다시 그 위에 배경색을 칠하고 윤곽을 입히는 작업을 반복한다. 지워지거나 뒤로 물러난 윤곽선은 미묘한 원근감을 준다. 딱 고집하지 않는 윤곽선은 부드러운 자유를 만끽하게 한다. 밝은 컬러와 흐르는 듯한 선을 옷감 패턴에 적용하는 콜래보레이션과 일러스트레이션도 했다.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했던 라울 뒤피의 대표작 ‘전기의 요정’이라는 대형 작품을 비디오 아트로 만든 전시는 볼 만했다. 하지만 원작를 이렇게 변형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공교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