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미술교재 첫 페이지 전면에 마리 로랑생의 작품이 있었다. 파스텔 분위기가 나는 소녀 유화 인물화였다. 색체와 선이 투명하고 부드러우며 따뜻했다. 무척 감명을 받고 마리 로랑생을 기억하게 되었다. 19세기 말 야수파와 인상파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에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기라성 같은 남자 위주의 화단 속에서 그녀 나름의 독창성을 확보했다. 전체적으로 콘트라스트, 명도, 원근의 심도 차가 얕다. 두리뭉실함이 한없는 부드러움으로 표현된다. 그 부드러움은 유화임에도 파스텔로 그린 듯한 느낌을 준다. 윤곽선을 최소화하고 흐릿하게 그린다. 까만 눈과 핑크 빛 입술. 얼굴에는 눈과 입술만을 그린다. 과감한 생략이 주는 단순함은 단아한 분위기를 더한다. 작품 대부분이 인물 작품이고 특이하게 여성들 소재다. 말년..